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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적 쇼크…"'경제 블록' 연대관계 구축해야”
<대외·경제 전문가 진단>러·우 전쟁 장기화에 이·하 무력 분쟁까지
입력 : 2023-10-22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김유진·김소희 기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이어 이스라엘·하마스 무력 분쟁까지 더해지면서 지정학적 리스크를 둘러싼 대외 불확실성이 경제를 더욱 짓누르는 요인으로 가중되고 있습니다. 지정학적 불확실성의 돌파구를 위해서는 더 많은 '경제블록(Economic Block)'을 위한 실리추구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22일 <뉴스토마토>가 대외·경제 전문가를 대상으로 '지정학적 쇼크, 한국경제의 대응 방안'에 대해 문의한 결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우리나라 실물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경제적 이익을 위한 적극적인 경제외교 등 밀접한 경제블록을 주문했습니다.
 
경제블록이란 인접국들 간 공통의 경제적 목적을 향해 단합하는 경제공동체를 의미합니다. 즉, 글로벌 패권 경쟁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실리를 챙기기 위한 경제 공동체에 고삐를 죄야한다는 중론입니다.
 

22일 <뉴스토마토>가 대외·경제 전문가를 대상으로 '지정학적 쇼크, 한국경제의 대응 방안'에 대해 문의한 결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우리나라 실물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경제적 이익을 위한 적극적인 경제외교 등 밀접한 경제블록을 주문했습니다. 사진진은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소방관들이 러시아 로켓 공격으로 파괴된 건물 잔해 속 희생자를 찾는 모습. (사진=뉴시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대학원 교수는 "가장 기본적인 건 모든 블록에 속하는 게 중요하다"며 "여러 블록과 물밑 협상을 맺거나 국가 관계를 잘 맺어놓는 것이 중요하다. 공급망으로부터 배제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최 교수는 "하지만 미중 블록이 대결 구도로 가면 모든 블록에 속하기 어려워지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전망하며 "그런 대결구도로 가는 것을 최대한 늦출 수 있도록 우리나라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된다"고 조언했습니다. 
 
홍우형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본적인 것은 리스크를 관리할 줄 알아야한다. 중동전쟁 등으로 인해 결국 우리는 유가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며 "소비자 물가 지수가 올라갈 수밖에 없는데 이런 것을 고려해 금리 정책 등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영향을) 사전 예측하고 펼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특히 중동, 러시아 등의 갈등이 심화하면서 가스와 에너지 문제가 예상되니 이걸 어떻게 확보할지 장기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동 전쟁 등의 변수는 우리나라가 내부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제어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대외 변수가 찾아왔을 때 대체 방안을 내놓을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일례로 유가불안으로 인해 물가불안정이 찾아온다면 그에 대한 대안을 찾아내고 대체에너지 산업에 집중하는 등의 모습이 필요하다. 시장 분석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22일 <뉴스토마토>가 대외·경제 전문가를 대상으로 '지정학적 쇼크, 한국경제의 대응 방안'에 대해 문의한 결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우리나라 실물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경제적 이익을 위한 적극적인 경제외교 등 밀접한 경제블록을 주문했습니다. 사진은 이스라엘 남부 니르오즈 키부츠의 한 가옥이 하마스의 공격을 받아 파괴된 모습. (사진=뉴시스)
 
최근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개최한 학술대회에서도 '보호주의 진영화' 시대를 돌파하기 위한 '연대외교'가 강조된 바 있습니다.
 
손열 동아시아연구원 원장은 "바이든 정부와 시진핑 체제의 흐름을 보면 두 국가 모두 대외정책의 시작이 국내라는 것"이라며 "국내 투자를 최우선으로 국내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국개 산업적 기반이나 일자리 창출 등을 외교 정책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한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향후 10년이 세계질서의 향배를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미국·중국·일본의 외교·국방·경제 전략을 공유하고 한국은 선진 중견국으로서 자유주의 규칙질서의 복원을 위한 연대 외교를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양희 대구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대러시아 경제제재를 가하는 서방 정부 간에도 제재간 조화가 미흡해 허점을 제공하고 있다"며 "제재의 실효성 제고가 급선무이나 이해관계 충돌로 쉽지 않다. 또 대러제재의 반사이익을 누리려는 중앙아시아나 글로벌 사우스와 같은 비서방 존재도 중요 변수"라고 분석했습니다. 
 
김 교수는 "서방의 대러제재에 맞선 러시아의 보복조치라는 반작용이 상호 복잡한 길항작용을 일으키고 있다"며 "오늘날 세계경제질서의 대전환을 신냉적으로 읽기보다 '보호주의 진영화' 시대로 해석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내봤습니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신흥경제부장은 "향후 글로벌경제는 미중 대립의 여파로 지역블록화와 중간지대 혼재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 중심의 선진국 연대 세력이 우세하나 중국·신흥국 경제 블록 움직임도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습니다.
 
그는 "중국·아세안 경제블록은 한층 더 강화되고 이 과정에서 아시아지역의 위안화 사용은 점차 증가할 여지가 있다"며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금융안정 및 기회 확대 노력을 동시에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22일 이스라엘·하마스 무력 분쟁과 미·중 패권다툼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에서 '경제 블록'을 적극적으로 구축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김유진·김소희 기자 yu@etomato.com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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