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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24일 18:2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2023년 하반기 자금조달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시장은 자산유동화(ABS Asset-Backed Securitization) 시장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고금리 기조 강화와 더불어 한국은행도 내년 하반기 이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일축해 고금리의 장기화는 기정사실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자 부담이 커진 자본시장에서 자금조달 대안으로 기업의 자산을 유동화시켜 자금을 조달하는 자산유동화는 기업 자금 조달의 가장 합리적인 대안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노건엽 신한투자증권 이사가 '2023 캐피탈마켓 포럼'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IB토마토)
노건엽 신한투자증권 기업금융본부 이사는 24일 IB토마토가 '장기화하는 고금리 시대, 금융환경 변화와 자금조달 전략'을 주제로 개최한 2023 캐피탈마켓 포럼에서 "현재 자금 조달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은 자산유동화를 통한 자금 조달이다"라고 말했다.
노 이사는 "원론적으로 말하자면 자금조달은 서로 반비례 관계인 기업 소유자의 지분희석과 반비례하는 자산건전성 사이에서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과정"이라며 "그런 과정에서 신규 조달 수단의 확보, 조달 비용의 절감, 재무구조의 개선 등 3가지 요소가 고려되는데 최근엔 자산 유동화를 통한 자금 조달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통상 기업의 자금조달 구조는 크게 4가지로 나뉜다. △기업이 보유한 현금을 사용하는 방법 △회사채 발행을 통한 차입 △채권과 주식의 중간 위험 부담이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전환사채(Convertible Bond, 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ond with Warrant, BW) 등 메자닌(Mezzanine) 방식을 통한 조달 △주식을 발행하는 증자 등의 방법이다. 각 방법은 재무안정성과 지분 희석 효과 측면에서 각자의 장단점을 지닌다.
하지만 불경기로 인한 기업 현금 여력 악화와 고금리 기조 강화로 인한 채권 금리 상승이 이어지고 있고, 메자닌 발행도 금융당국의 엄격한 관리 대상이 돼 제어를 받으면서 자산유동화가 그 대안으로 떠오르게 됐다.
자산유동화 시장은 지난 2018년 이후 2022년까지 전체 시장규모가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자산 유동화 과정에서 금융구조 수립이 용이하고 보다 유연한 사업 운영이 가능하다는 장점과 규제에 따른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부터다.
세션3 발표 자료 중 유통업체 A의 자산유동화 성공 사례 (자료=신한투자증권)
최근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운영 사업 부문의 동산과 부동산 자산유동성을 통한 자금 마련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날 강연에선 모 유통회사의 유동화증권 사례와 제철회사의 유동화증권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 사례가 소개됐다. 해당 회사는 당장 현금화하기 어려운 매출 채권을 유동화해 자금을 조달했고 사업 운영에 필수적인 현금을 마련해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노 이사는 강연의 마무리에서 "금융에서 언더라이팅(underwriting)이란 본래 15세기 시작된 대항해시대 항해 과정에서 발생하는 위험부담을 서로 나누고 대양 무역을 통해 얻은 이익을 나누기 위해 투자자들이 서로의 이름을 명단에 적어 낸 것에서 시작했다고 한다"라며 "그때와 마찬가지로 현재의 자금 조달 과정과 유동화 시장도 서로 간의 신뢰와 책임이 동반되는 만큼 더 나은 대안을 찾고 시장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