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후루는 산사나무 열매를 막대에 꽂은 뒤 시럽처럼 끓인 설탕을 입히는 중국의 겨울 간식입니다. 중국어로는 '설탕 호박'이란 의미입니다.
탕후루는 최근 국내에서도 청소년 대표 인기 간식으로 등극하며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도한 당 함유량을 보이는 등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식 또한 학부모들 사이에서 자리 잡았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탕후루 업체를 국정감사장에 소환했습니다.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은 전국 450개가량의 왕가탕후루 매장을 둔 달콤나라앨리스 정철훈 사내이사를 증인으로 국감장에 세웠습니다.
그는 학부모들이 탕후루로 인한 소아비만, 소아당뇨를 많이 걱정하고 있다며 '설탕 함량을 줄이는 방법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지'. '매장에 성분표시를 할 의향이 있는지 '등을 따져 물었습니다. 3~4분 남짓한 질의를 가진 뒤 탕후루 관련 질의가 끝났습니다.
결국 국정감사 이슈를 위한 증인 소환이었습니다. 과도한 당 섭취가 몸에 좋지 않다는 건 상식입니다. 설탕시럽 안에 어떤 과일이 들었는지 속이 훤히 비치는 탕후루의 구성 성분을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
한국분석센터에 따르면 탕후루 꼬챙이를 기준으로 흑사파이어 24.7g, 사과포도 22.3g, 파인애플 21.5g, 샤인머스크 21.1g 정도의 당류가 들어가있습니다. 가장 인기가 좋은 딸기는 9.9g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국내 프랜차이즈 카페들이 파는 스무디가 탕후루보다 설탕함유가 훨씬 더 높다는 걸 의원님은 알고 계시나요.
한국소비자원이 국내 커피 등 프랜차이즈 업체 29곳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스무디 등 음료에는 평균 65g의 당류가 들어가 있습니다. 가장 많이 들어간 음료의 경우 107g이었고 가장 적은 음료도 28g 수준으로 탕후루보다 많았습니다.
국회의 국정감사는 국정운영 전반에 관하여 그 실태를 보다 정확히 파악하고, 감시·비판을 통해 잘못된 부분을 적발·시정하게 하는 자리입니다. 증인과 참고인은 국정운영 잘못 지적에 당위를 부여하기 위해 출석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지역·필수의료 공백, 의대 정원, 국민연금 등 산적한 현안이 수두룩한데, 탕후루로 이슈메이킹이라니요. 탕후루 질의에 쓴 시간이 아까울 정도의 질문 수준이었습니다. 국무위원들을 줄줄이 불러놓고 진행하는 국정감사가 '이목 끌기'로 전락한 모습이었습니다.
왜 마라탕, 스무디 업체 대표들은 안 부르셨나요. 내년 국감은 다소 재미가 없더라도 국정운영 잘못과 공백을 조목조목 지적해 주기 위해 노력하고 공부하는 국회의원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장에 증인으로 달콤나라앨리스 정철훈 사내이사를 출석시켰다. 사진은 탕후루 모습. (사진=달콤나라앨리스 공식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