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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글, 유증 데드라인 내달 14일…철회 가능성 대두
유증 재연기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불가피
입력 : 2023-10-27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자이글(234920)의 유상증자 납입이 미뤄지면서 불성실공시법인에 지정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자이글은 이미 공시 규제 마지노선에 걸쳐있는 상황인데요. 업계에선 자이글의 유증 연기뿐 아니라 철회 가능성까지 점치고 있습니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자이글은 지난 25일 XT ESS 펀드를 대상으로 하는 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납입일을 내달 14일로 변경한다고 공시했습니다. 자이글의 해당 유증 최초 공시는 지난 4월에 이뤄졌지만, 5차례 납입 일정이 미뤄졌습니다.
 
업계에선 자이글의 유상증자가 철회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유상증자 납입 지연과 함께 2차전지 관련주 급락이 이어지면서 주가가 유증 발행가보다 낮아졌기 때문입니다. 전일 자이글 종가는 1만4520원으로 유증 발행가(1만7040원)가보다 17.79% 낮습니다. 최초 자이글이 유상증자를 결정했던 지난 4월까지 자이글 주가는 4만원에 근접해 주가 대비 절반 수준에 신주를 확보할 수 있었는데요. 현재는 유증을 통해 지분을 확보하는 것보다 장내 매수를 통해 지분을 확보하는 것이 더 저렴한 상황입니다.
 
자이글이 유증을 철회할 경우 불성실공시법인 지정과 벌점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자이글의 유증 공시가 투자 판단에도 영향을 줬기 때문인데요. 지난 3월 4000원대에서 머물던 주가는 유증 최초 공시일인 4월4일 3만89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습니다. 
 
앞서 자이글은 지난 3월 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를 통해 2차전지 사업진출 계획을 밝혔는데요. 자이글은 “해외(미국) 2차전지 합작법인 설립과 관련해 미국 버지니아주에 합작법인(JV) 설립 및 투자에 관한 세부사항을 협의 중”며 “해외투자 유치를 위해 유상증자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조회공시 답변 이후 자이글은 XT ESS펀드를 대상으로 300억원 유상증자를 결정했습니다. XT 계열 펀드는 미국 합작법인 ‘자이셀’의 지분 70%를 보유한 곳입니다. 자이글은 지난 7월 지분 30%를 확보했죠.
 
거래소는 위반행위의 동기와 중요성, 투자자 영향 및 해당 법인의 성실공시 관행 등의 사항을 고려해 불성실공시법인 벌점의 가중·감경을 결정하는데요. 향후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으로 벌점이 누적될 경우 거래정지나 관리종목에 지정될 수도 있습니다.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으로 벌점 5점 이상을 받으면 1일간 매매거래가 정지되며, 1년 누계벌점이 15점 이상일 경우 관리종목에 지정됩니다. 관리종목 지정 후 1년 누계벌점 15점 이상 추가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입니다.
 
자이글이 별다른 제재 없이 유증 납입일을 미룰 수 있는 것도 이번이 마지막입니다. 한국거래소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지난 2017년부터 최초 유상증자 공시에서 기재한 납입기일을 6개월 이상 연기하는 코스닥 상장사의 경우 불성실공시 제재를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자이글이 최초 유증 공시 당시 밝힌 납입일은 5월15일로 11월15일을 넘기면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대상이 됩니다.  
 
전문가들은 자이글의 유증이 철회 될 경우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사유가 추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합니다. 2차전지 사업 추진을 위해 유증과 함께 진행한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 결정'도 번복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자이글이 지분을 취득한 ‘자이셀’의 지배주주와 자이글 유증 배정자인 XT 펀드는 사실상 같은 주체로 보인다”면서 “XT 펀드가 투자를 포기하고 유증이 철회될 경우 최근 결정한 유형자산 양도 및 타법인 취득 결정도 번복(공시번복)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뉴스토마토>는 자이글에 유증 연기나 철회 가능성에 대한 문의를 위해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습니다.
 
(사진=자이글, 금융감독원)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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