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가상세계에서만 존재하던 버추얼(가상) 아이돌이 점차 현실세계로 나오고 있습니다.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라이브 방송, 콘서트 등 불가능할 것이라고 여겨진 부분까지도 버추얼 아이돌이 확장되고 있습니다. 물론 버추얼 아이돌은 공연장에서 여전히 대형 전광판을 벗어나지 못하는 기술적 한계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버추얼 아이돌에 대한 인기가 점차 높아지고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메타버스에 익숙한 Z세대, 알파세대는 버추얼 아이돌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심지어 그들을 위해서 현실 아이돌 못지 않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습니다.
현실로 나온 버추얼 아이돌
MBC 사내벤처 1기 블래스트가 내놓은 버추얼 보이그룹 '플레이브'는 웹툰 스타일의 버추얼 보이그룹입니다. 플레이브는 실제 아이돌 그룹과 마찬가지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팬들과 적극적인 소통을 합니다. MBC '쇼! 음악중심'에 버추얼 보이그룹 최초로 출연했습니다. 또한 릴레이 댄스 콘텐츠나 숏폼 챌린지 등에도 참여하는 등 실제 아이돌 그룹과 다를 바 없는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심지어 지난달 23일 서울 마포구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MBC '아이돌 라디오 콘서트'에서 현실 가수들과 함께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한터차트에 따르면 플레이브 미니 1집은 초동 판매량 20만장을 기록했습니다. 데뷔 앨범의 초동 판매랑인 2만7900장과 비교했을 때 7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펄스나인이 공개한 버추얼 걸그룹 '이터니티'는 2021년 3월 '아임리얼'로 데뷔한 후 4장의 싱글 앨범만으로도 팬들의 주목을 받아왔습니다. 지난해 공개한 'DTDTGMGN'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조회수 650만회를 돌파하며 글로벌 인기를 증명했습니다. 버추얼 아이돌임에도 불구하고 영국 공영방송 BBC는 ‘2022 올해의 여성 100인’ 다큐에 소개하며 새로운 한류 주역으로 조명하기도 했습니다. 이터니티 역시 플레이브처럼 지난 14일과 15일 이틀간 경기도 광명시에 위치한 아이벡스 스튜디오의 메인 공간인 하이퍼홀에서 오프라인 콘서트를 진행했습니다.
빠르게 몸집 키우는 팬덤
버추얼 아이돌의 인기 비결은 그간 버추얼 아이돌의 약점으로 꼽히던 팬들과의 직접적인 소통이 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버추얼 아이돌이 팬들이 접할 수 있는 콘텐츠, 행사, 콘서트까지 소화가 가능해지면서 현실성을 갖게 됐습니다. 이에 팬덤이 빠르게 몸집을 키우게 됐습니다.
기획사 관계자는 "아이돌 한 팀을 제작하는데 기본 50억에서 100억원 이상이 든다. 하지만 버추얼 아이돌의 경우 비용을 최소화하는 게 가능하다. 과거에는 버추얼 아이돌이 기술력 등 여러 가지 한계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버추얼 아이돌 팬덤이 생겨나는 등 아이돌 시장에서의 인식 변화가 크게 달라졌다"고 밝혔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은 사생활, 계약 관련 이슈가 없다는 점입니다. 최근 YG엔터테인먼트만 보더라도 글로벌 인기를 얻고 있는 블랙핑크의 재계약 이슈만으로도 주가가 오르락내리락하고 있습니다. 또한 아이돌의 사생활로 인해 팬덤 이탈이 생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버추얼 아이돌은 재계약, 사생활 이슈에서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일부 문화 평론가는 버추얼 아이돌이 근본적 한계를 넘어서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기술적 한계가 명확한 버추얼 아이돌이 대규모 투어 등 현재 아이돌 그룹의 고수익 사업으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결국 버추얼 아이돌 시장이 형성되더라도 소소하게 팬덤을 늘리는 방식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들의 의견입니다.
버추얼 아이돌 그룹 플레이브 콘셉트 포토.(사진=블래스트)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