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과 게임사들이 'IP(지적재산권)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웹툰·게임 등 검증된 K콘텐츠의 저변을 확대해 실패를 줄이고 흥행 공식을 써내려 가겠다는 전략인데요. 네카오의 경우 웹툰 IP를 기반으로 한 영상 콘텐츠가 큰 성과를 거두면서 해당 분야에 주력하고 있고, 게임사는 자사의 흥행 IP를 통한 사업 다각화에 전념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콘텐츠가 힘'이 된 현재, 차세대 먹거리의 산실로 각광 받는 'IP' 생태계를 두 차례에 걸쳐 살펴 봅니다. (편집자주)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최근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가 OTT 플랫폼을 타고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마스크걸', '무빙' 등 웹툰 원작 영상물이 흥행몰이에 성공한 이후 그 바통을 '이두나!'가 이어받는 모양새인데요. 또한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비질란테', '스위트홈2' 등의 방영도 예고 돼 있어 그야말로 '웹툰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입니다.
마스크걸 포스터 (사진=넷플릭스)
3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네카오의 웹툰 원작 영상화 작품 수는 20편이 훌쩍 넘습니다. 향후 방영이 예정된 IP 등을 감안하면 올해 총 30편이 넘는 작품이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웹툰의 오리지널 IP를 사용한 영상 사업으로의 확장에 각 사가 주력하는 모습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각 사의 IP 사업 확장 방식은 '원 소스 멀티 유즈(OSMU)' 전략에 기초하는데요. 오리지널 IP를 보다 다양한 장르로 시장에 선보이는 전략입니다. 이미 시장 검증이 끝난 만큼 리스크가 낮기에 신사업을 발굴하는 것 보다 수월하게 '흥행 방정식'을 써 내려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마스크걸'과 '무빙' 역시 이런 전략에 기인해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입니다. 넷플릭스의 글로벌 톱10 집계에 따르면 '마스크걸'은 방송 첫 주 이후 한 달간 누적 조회수 1540만회, 누적 시청 1억560만 시간을 돌파했습니다. '무빙' 또한 OTT 추천 플랫폼 키노라이츠의 집계를 보면 첫 공개 이후 8주 연속 1위를 차지하는 등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무빙 포스터 (사진=디즈니플러스)
이러한 흥행은 원작의 역주행이라는 현상으로도 이어집니다.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각 사에 따르면 '마스크걸'은 방영 이후 10일간 원작의 거래액이 전달 대비 166배 급증했습니다. '무빙'의 경우 방영 이후 전월 대비 한달 총매출이 11배 상승하는 등 눈에 띄는 성과를 보였습니다.
전문가들은 웹툰 IP를 활용한 이러한 영상화의 성공이 특별한 사례는 아니라고 말합니다. 이미 웹툰을 통해 인지도를 쌓은 콘텐츠인 만큼 팬덤 층이 형성돼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국내 영상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웹툰의 실사화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든 점도 주효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검증된 웹툰 콘텐츠가 발전하는 영상 기술력과 접목돼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네이버와 카카오 본사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글로벌 웹툰 시장 급성장 전망…북미, 동남아 공략 공들이는 네카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의 '2021 국외 디지털콘텐츠 시장조사'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글로벌 디지털 만화 시장은 40억5100만달러 규모를 기록했는데요. 2025년에는 2배가 넘는 89억9600만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특히 2020년 글로벌 만화 시장 내 40.4%에 불과하던 디지털 만화 시장은 2025년에 60.3%까지 영향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디지털 만화, 즉 웹툰 시장의 성장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인데요. 네카오는 특히 북미와 동남아 시장을 주력으로 공략하며 영향력 확대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먼저 네이버는 지난 2021년 인수한 북미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통해 시장 공략에 적극 뛰어들고 있습니다. 종이 단행본이 아직 대세인 북미 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이며 더불어 보유 IP의 영상화 콘텐츠를 통한 저변 확대를 노리겠다는 심산입니다. 카카오도 비슷한 전략인데요. 카카오도 2021년 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를 인수한 후 영향력 확대 및 현지화 전략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네카오는 특히 동남아와 관련 현지 제작사와 협업해 보유 IP 영상화를 진행 중입니다. 네이버웹툰은 국내에서 영상화에 성공해 인기를 끈 IP인 '내 ID는 강남미인'을 태국에서 현지 제작사와 협업해 내년 초 방영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카카오엔터도 태국에서 자사의 IP인 '호형호제'를 현지화해 지난 26일 첫 선을 보였습니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한국은 웹툰 IP 기반으로 한 여러 가지가 비즈니스가 이미 성숙화돼 있는 상황인데 해외는 아직 그 정도 단계는 아니다"라면서 "해외 시장에서는 영상화나 단행본이 제일 활발한데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고 그 외 비즈니스도 확대하려고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앞으로 하나의 IP를 드라마와 웹툰을 통해 동시에 선보이는 케이스 등 IP 사업을 다각화 하기 위한 시도를 이어갈 것"이라며 "글로벌 각국에도 자사의 IP를 확장하기 위한 기회를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