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내년도 세계 경제성장률이 올해보다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물류 시장은 업종별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늘어나는 화물 및 여객 수요에 힘입어 '항공업' 전망은 밝게 점쳐졌지만, '해운업'의 경우 코로나 기간 신조 발주를 많이 한 영향으로 공급 과잉에 따른 먹구름이 드리울 전망입니다.
1일 '물류의 날'을 맞아 대한상공회의소가 개최한 '2024 물류시장 전망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이같이 내년도 물류 시황과 트렌드를 조망했습니다.
우선 '항공' 물류 시장의 경우 지속적 성장세가 예측됐습니다. 글로벌 마켓 전망에 따르면 전세계 항공화물 수송량은 2019년 2500억FTK(톤킬로미터·각 항공편 당 수송 톤수에 비행거리를 곱한 것)에서 2042년 5200억FTK로 연 평균 3.2% 상승할 전망입니다. 화물기는 2020년 1990대에서 2042년 3230대로 연평균 2.2% 성장이 예측됐습니다.
특히 동아시아-북미 구간이 4.4%, 동아시아-유럽 구간이 4.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는데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동아시아-북미 구간은 제조업 투자가 증가하고, 아시아 중산층이 2020년 20억명에서 2030년 35억명으로 증가하면서 4.4% 성장이 제시됐습니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내년 국제 화물은 294만톤으로 전망됐는데요. 2019년과 비교하면 104%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성연영 한국항공협회 항공산업정보실장은 "국제선 여객 회복에 따른 화물기의 여객기 전환 및 글로벌 경기 침체가 이어지며 2019년 대비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해운' 물류 시장의 경우 글로벌 해운업황을 가늠할 수 있는 운임지수가 코로나 팬데믹 이전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영국 조선해양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내년 컨테이너 수요는 3.6%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공급이 7%대로 증가해 공급 과잉이 지속된다는 분석입니다.
최병석 삼성 SDS 프라이싱전략그룹장은 "자체적으로 내년 시황 전망을 시뮬레이션 해 본 결과 역대 최대 공급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코로나 기간 선사들이 신조 발주를 많이 한 데다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메탄올선, LNG(액화천연가스)선 등 친환경 선박으로 대체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글로벌 기관들도 해운 시장의 공급 우위로 인한 수급 불균형을 예상하고 있는데요. 영국 해사 전문 컨설팅 기관 드류리는 내년 수요·공급 지수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국제해운단체 발틱국제해사협의회(BIMCO)도 공급 과잉에 따른 시장 압박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다만 기후 변화에 따른 환경 규제가 심화되면서 올해 운항 데이터를 바탕으로 국제해사기구(IMO)가 선박별 등급을 공개할 예정인데요. 최병석 삼성 SDS 프라이싱전략그룹장은 "등급에 따라 공급 감소가 이뤄질 경우 운임이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일 개최한 '2024 물류시장 전망 세미나'(사진=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