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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김혜선 기자]
부광약품(003000)이 자회사 실적에 발목이 잡히는 모습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별도 기준으로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달성했지만, 연결 기준으로 모두 적자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 제품 품목허가와 우울증 치료제 판매가 예정돼 있어 수익성 개선을 이룰지 관심이 쏠린다.
부광약품 전경,(사진=부광약품)
별도기준 순이익 달성했지만…자회사 반영에 58억원 순손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부광약품은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6억6023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연결 기준 영업손실 56억원을 기록했다. 자회사 영향으로 별도 기준 이익에서 연결 기준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은 807억원으로 전년 동기(798억원)보다 늘었지만, 자회사 연구개발비용 증가 등이 반영됐다. 이로 인해 반기 순손익도 별도 기준 3억5785만원 이익에서 연결 기준 58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부광약품은 지난해에도 자회사로 인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적자로 돌아섰던 바 있다. 지난해 부광약품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별도 기준으로 123억원, 20억원을 달성했지만, 자회사 실적이 반영되면서 각각 2억3064만원, 42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부광약품은 상반기말 기준 콘테라파마(지분율 72.84%), 부광메디카(100%), 다이나세라퓨틱스(98.84%), 프로텍트 테라퓨틱스(96.73%) 등 총 4개의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부광메디카를 제외한 3개 기업에서 반기 순손실이 발생했다. 부광약품 반기보고서에는 자회사들의 영업손익 대신 반기 순손익만 기재돼 있다.
구체적으로 자회사별 반기 순손실은 콘테라파마가 60억원으로 가장 컸으며, 다이나세라퓨틱스 2억8714만원, 프로텍트 테라퓨틱스 9억2921만원이다. 부광메디카만 반기 순이익(3억6041만원)을 달성한 것이다. 올해 자회사로 편입된 프로텍트 테라퓨틱스도 순손실 악화에 한몫했다.
부광메디카를 제외한 3개 기업은 바이오기업 특성상 매출이 발생하지 않고 연구개발(R&D)에 많은 비용을 투자하기 때문에 이같은 손실이 발생된 것으로 보인다. 자회사들의 상반기 매출을 살펴보면 부광메디카가 29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것 외에는 다른 자회사 매출은 전무하다.
여기에 자회사가 반영된 연결 기준 연구개발비용이 별도 기준보다 두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부광약품의 연결 기준 연구개발비용은 152억원(연구개발비율 18.82%), 별도 기준은 88억원(10.94%)이다. 통상 제약·바이오 기업이 R&D에 활발한 것은 긍정적으로 보지만, 현재 부광약품 실적이 악화되고 있어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광약품의 반기 순손실 악화에는 단순투자 목적으로 보유한 관계기업의 순손실과 공정가치금융자산의 평가 손실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상반기 지분법손실은 1억5341만원으로, 지난해 동기(8억1315만원)보다 완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손실 상태에 머물러 있다.
부광약품이 R&D 등 투자 목적으로 보유한 관계기업은 대부분 바이오기업이기 때문에 매출 동력이 없어 이 같은 결과를 낳은 것으로 해석된다.
당기손익-공정가치금융자산 평가도 큰 폭의 손실을 기록했다. 부광약품의 현금흐름표를 살펴보면 현금 유출이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공정가치금융자산평가손실 6억3404만원이 회계상 반기 손익에 반영돼 있다.
올해 6개 제품 품목허가에 우울증 치료제 발매 임박…실적 반등 가능할까
부광약품은 자회사 리스크로 인해 실적이 악화된 상황이지만, 올해 연이어 개발 제품들이 제품 품목 허가를 받으면서 자체 수익 창출로 퀸텀점프를 이룰지 관심이 쏠린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사포날에스과립, 뱅드롱에스시럽, 타세노렌한방연조엑스, 타세놀콜드시럽, 타세놀이부연질캡슐 그리고 가장 최근 타세놀키즈시럽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품목허가 라인 중 타세놀 제품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가운데, 타세놀은 올해 상반기 53억원의 매출을 기여했기 때문에 후광효과가 기대된다.
여기에 조현병 및 제1형 양극성 우울증 치료제 신약 '라투다정'을 보험 급여 등재 신청했다. 이는 의약품 허가 전이라도 요양급여 결정 신청을 가능하게 해 보험약제의 급여결정 시점을 앞당겨 식약처 심사 완료 후 제약사가 심평원에 요양 급여 결정을 신청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다. 2017년 4월부터 한국 내 독점적 라이센스 권한 획득 및 독점적 개발권과 판권을 확보했기 때문에 더욱 기대되는 모습인 것이다.
이에 부광약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내년에는 매출 기대가 큰 조현병 및 양극성우울증 치료제 라투다의 발매, 그리고 아직 제대로 된 치료제가 없는 파킨슨병 이상운동증의 치료제 JM-010의 유럽 임상 2상 완료를 예상하고 있다"라며 "오랫동안 노력해온 결과물들로 매출과 R&D 모두에서 큰 성과가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또한, 부광약품은 콘테라파마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기술성평가신청서를 제출하려고 했지만 내년쯤으로 시점이 미뤄졌다. 콘테라파마 상장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자체 자금 조달 능력을 통해 재무상태 완화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