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수입차 시장에서 7년째 2위인 BMW가 올해 1~10월 판매량에서 2016년 이후 왕좌 자리를 지켜온 메르세데스-벤츠를 제치고 선두에 올라섰습니다. 이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8년 만에 수입차 1위 주인공이 바뀝니다. 볼보도 아우디를 바짝 추격하고 있어 견고했던 독일차 빅3 체제도 위협받고 있습니다.
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발표한 10월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대수에 따르면 BMW의 올해 1~10월 판매량은 6만2514대로 벤츠(6만988대)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습니다.
BMW 뉴 5시리즈.(사진=BMW)
두 회사는 연 1만대 이상 판매를 기록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양강 체제를 형성했습니다. 2010년부터는 5시리즈를 앞세운 BMW가, 2016년부터는 E클래스를 통한 벤츠가 수입차 1위를 지켜왔는데요. 연말까지 남은 두 달 동안 BMW가 벤츠를 따돌리면 8년 만에 수입차 1위 자리를 되찾게 됩니다.
BMW는 지난달 대표 모델인 8세대 5시리즈를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출시하며 판매 1위를 탈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내연기관(가솔린, 디젤),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와 더불어 5시리즈 중 처음으로 순수전기차 i5를 라인업에 추가하면서 판매량 확대가 기대됩니다.
5시리즈(1만7010대)는 올해 10월까지 벤츠 E클래스(1만9119대)에 이어 수입차 베스트셀링카(모델) 2위입니다. 차이는 약 2000대 차이로 남은 기간 신형 5시리즈를 통해 격차를 줄여나간다면 올해 1위 탈환 가능성은 높습니다.
실제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10월 3주차 수입차 구입의향은 5시리즈가 11.2%로 가장 높았습니다. 수입차 중 처음으로 소비자 구입의향 10% 벽을 뛰어넘었습니다. 벤츠 E클래스는 8.1%로 2위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i5 존재는 벤츠 입장에서 위협적입니다. 벤츠는 올해 1~9월 수입 전기차 판매 1위(6244대)인데 2위 BMW(5490대)와는 700여대 차이에 불과합니다. i5가 5시리즈 최초의 순수 전기차인 만큼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 순위가 뒤바뀔 수 있습니다. 벤츠도 뉴 5시리즈에 대항해 뉴 E클래스를 선보이지만 내년 초에나 국내에 출시합니다.
볼보 EX30.(사진=볼보자동차코리아)
3위 자리싸움도 치열합니다. 벤츠, BMW와 함께 독일 빅3인 아우디의 판매가 부진한 사이 볼보가 치고 올라왔는데요. 아우디의 올해 1~10월 판매량은 1만5258대로 볼보 1만3770대를 근소한 차이로 앞서 3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우디는 전년동기대비 10.7% 줄었고 볼보는 37.7% 늘며 상반된 분위기인데요.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량 차이가 약 7000대임을 감안하면 올해 역전도 가능한 상황입니다. 볼보는 오는 28일 소형 전기차 EX30 출시도 앞두고 있습니다.
렉서스는 전기차가 주줌한 사이 하이브리드가 인기를 끌면서 올해 1~10월 1만1008대를 팔아 전년동기대비 93.0% 늘었습니다. 순위도 10위에서 5위로 띄었습니다.
한편 10월 수입차 판매량은 2만1329대로 전년동기대비 15.9% 감소했습니다. 올해 누적(1~10월) 판매량은 2.9% 줄은 21만9071대로 집계됐습니다. 국내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 지난 6월부터 부활한 개별소비세, 전기차 시장 위축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정윤영 한국수입자동차협회 부회장은 "10월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은 일부 브랜드의 신차출시에 따른 재고소진 및 물량부족 등으로 전월 대비 감소했다"고 말했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