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HMM(011200)이 지난해 발표한 수익 안정화 계획에 맞춰 벌크선 매출 비중을 넓히고 있습니다. HMM은 올해 장기 용선과 자체 벌크선대를 확대하면서 기존 컨테이너선 부문에 치우쳤던 매출구조 변화를 가시화하고 있습니다.
HMM의 벌크선 매출비중은 지난해 기준 약 6% 수준이었지만 올 상반기 14%로 2배 이상 증가한 모습입니다. 내년 컨테이너선 시황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극심한 수익 변동성을 막기 위한 목적입니다.
6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이 현재 보유한 벌크선대(1년 이상 장기 용선+사선)는 지난해 말 기준 29척에서 현재까지 34척으로 증가됐습니다. 이에 따라 벌크사업 부문 매출 비중이 지난해 말 기준 5.89%에서 올 상반기 기준 13.9%로 늘어났습니다.
HMM 올해 상반기 사업부문별 매출액 및 비중. (캡쳐=HMM 상반기 사업보고서)
HMM이 벌크선 사업 부문을 넓히는 이유는 컨테이너 시황이 최소 내년까지는 회복되기 힘들 것이란 전망 때문입니다. 컨테이너선 운임 지수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3일 1067.88포인트(p)를 기록했습니다. SCFI는 코로나19 시대인 지난 2020년 항만 정체 현상에 따른 공급 부족 등으로 5000p를 넘어섰다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 하락을 시작했습니다. SCFI는 올 3월부터 6개월 넘게 1000선 안팎을 유지하는 상황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매출 구조가 컨테이너선 부문에 치우친 HMM의 3분기 실적 전망도 어둡습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MM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실적 전망치)는 매출액 2조1296억원, 영업이익 1551억원으로 예측됐습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각각 58.3%, 94% 하락한 규모입니다.
앞서 HMM은 과거 2010년 컨테이너와 벌크선 비율이 6대4였다가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현재 컨테이너 사업 부문으로 치우치게 됐습니다. 이에 HMM은 2026년까지 선대 변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향후 벌크선대를 55척까지 늘릴 전략입니다. 유조선은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중심으로 기존 10척에서 25척으로 늘리며, 철광석·석탄 등 광물이나 곡물을 싣는 드라이벌크는 30척으로 늘릴 계획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HMM이 자동차운반선, 유조선, 다목적선, 드라이벌크선 등 벌크 선대를 늘리며 사업 다각화 전략을 시행하고 있다"며 "내년 해운업황 침체 상횡에서 수익성 악화를 일부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HMM 컨테이너선 모습. (사진=뉴시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