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트윈스와 KT위즈의 한국시리즈 1차전 2만3750장의 표가 지난 7일 경기 개시를 5시간 앞둔 오후 1시30분에 모두 팔려나갔습니다. 6일 한국시리즈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티켓 구매 홈페이지가 다운될 정도였는데요. 29년 우승 한을 풀기 위한 LG팬들이 1루는 물론 3루도 점령했습니다. 암표 가격이 4연석 750만원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번 한국시리즈 열기를 확인하면서 프로야구의 산업화를 추진하는 데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모양새입니다. 코로나19 이후 주춤했던 한국 야구의 인기가 작년, 올해를 거치면서 다시 회복되고 있습니다.
지난 7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LG 트윈스와 KT 위즈 경기에 앞서 개막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프로야구의 숙원은 결국 산업화입니다. 구단이 모기업의 재정 지원에 의존하지 않아야 한다는 건데요. 모기업의 재정 지원이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구단이 얻는 수익을 늘림으로써 모기업의 재정 지원을 조금씩 줄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하지만 최근 신축이 예정돼 있는 야구장들의 좌석 규모를 보면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2025년 개장하는 대전 야구장(한화이글스 홈구장)은 2만석, 2028년 개장하는 인천 청라돔 야구장(SSG랜더스 홈구장)도 2만석, 2029년 개장하는 부산 야구장(롯데자이언츠 홈구장)은 2만1000석, 2032년 개장하는 서울 잠실돔 야구장(LG트윈스·두산베어스 홈구장)은 3만석 규모입니다.
신축 야구장 대부분 2만석 규모입니다. 한국 야구보다 상위리그인 메이저리그(미국프로야구)와 일본프로야구 구장이 대부분 4만석~5만석인 것과 비교하면 아쉬운 부분입니다.
물론 미국과 일본에 비해 인구수가 적고, 야구를 즐기는 팬들도 적기 때문에 관중석 규모를 줄였다는 반론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인천 청라돔과 부산 야구장의 경우, 기존 야구장 관중석 보다 규모를 더 줄였습니다. 무엇보다 2만석 규모의 좌석으로 프로야구의 산업화는 요원합니다. 2만5000석 규모였을 때에도 구단이 자립하기 위한 수익 창출이 어려웠는데 좌석수를 이전보다 더 줄였다면 결과는 뻔합니다.
다만 좌석당 티켓 가격을 올린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겁니다. 그러나 티켓 가격을 올리는 데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미국, 일본과 달리 한국에선 아직 스포츠 관람에 많은 비용을 투자할 분위기가 아닙니다. 당장 영화 관람 티켓 가격을 올렸을 때 영화 산업이 입은 타격을 본다면 야구도 함부로 티켓 가격을 올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프로야구 산업화를 위해선 중계권료 인상, 야구 영상의 재생산 허가 등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이 중 야구 관중으로 인한 수식 확대를 위해선 현재 야구장 신축 계획에서 좌석 규모를 좀 더 늘릴 필요가 있습니다. 야구장 규모는 한번 계획이 짜여지고 건설이 진행되면 다시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지방은 최소 2만5000석, 수도권 3만석, 서울은 4만석 규모의 신축 야구장이 돼야만 산업화의 길도 보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