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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
입력 : 2023-11-09 오후 4:58:22
'상생(相生)'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상생둘 이상이 서로 북돋우며 다 같이 잘 살아가다라는 뜻입니다. 음양오행설에 기반해조화를 이룬다는 뜻도 있죠.
 
최근 네카쿠배당으로 대표되는 주요 플랫폼 기업들은 정부와 함께 상생 협력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중소상공인들의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취지인데 매우 바람직해 보입니다. 하지만 한켠으론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정부의 보도자료때문입니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플랫폼 상생협력을 통해 민생에 적극 나선다!’라는 제목으로 플랫폼 기업들과의 간담회 소식을 전했는데요. 총선이 머지않았기 때문일까요. 마치 정부가 나서서 민생을 챙기도록 했다는 치적의 뉘앙스로 읽힙니다. 최근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한 정부의 서슬 퍼런 칼날을 떠올리면 기업들을 향한 알아서 잘해라는 행간에 대한 의심도 지워지지 않습니다.
 
때마침 카카오모빌리티도 플랫폼 타사 개방’, ‘가맹택시 사업구조 원점 재검토’, ‘수수료 체계 전면 개편등을 골자로 한 내용을 상생 본격화라는 제목으로 발표합니다. 정부의 전방위적 공격에 백기를 든 모양새입니다.
 
카카오T 택시. (사진=뉴스토마토)
 
상생은 당연히 지켜져야 합니다.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기술 탈취, 불공정 거래 등의 문제가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 나오는 상황에서, 불법과 탈법은 철저히 조사해서 명백히 처벌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 상생의 취지가 오염되어서는 안됩니다.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문제기에 선의의 피해자가 없어야 하고, 특정 단체를 대변하지 않아야 하며, ‘공정을 해치지 말아야 합니다.
 
하지만 그 상생에 얼룩이 묻었습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민생경제회의 자리에서 카카오모빌리티를 겨냥한 반드시 제재하겠다는 질타가 정무적 판단에 의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흘러 나오기 때문입니다. 당시 자리에 참석해 카카오 처벌을 요구한 택시기사가 지난 대선 당시 국민의힘 부산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인물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부터입니다.
 
또한 사법적 판단이 나오지 않은 상태임에도 부도덕으로 규정지어 수사 지침을 내리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더해집니다. 이러한 정황들 때문에 업계에서는 쉬쉬하고 있지만 사실상 총선을 앞두고 표심을 위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조심스레 흘러나옵니다.
 
이러한 상황 속 카카오모빌리티는 기식이 엄엄한 상태가 됐습니다. 직원들 사이에선 잘못했으면 처벌을 받아야겠지만, 도대체 (정부가) 뭘 원하는지 모르겠다는 토로의 목소리도 들립니다. 회사 측은 부인하지만, 일각에서 흘러나오는 매각설 또한 직원들의 불안감을 부추기는 상황이 됐습니다.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상생은 결국 다 같이 잘 살아가다에 방점이 찍혀있습니다. ‘정무적 판단에 의해 특정 의도를 위해 특정 기업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모쪼록 사익을 좇는 기업들도 자발적으로 상생의 노력을 기울이고 정부 역시 국민을 위한상생 정책을 펼치길 바라봅니다.
 
배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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