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네오위즈(095660)는 폴란드 게임 개발사 '블랭크 게임 스튜디오(BLANK sp.z.o.o)'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고 13일 밝혔습니다.
이번 투자금액은 1700만 달러(한화 약 224억원)으로, 취득 지분율은 21.26%입니다.
13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네오위즈 판교 사옥에서 네오위즈-블랭크 투자협약 체결식이 열렸다. 사진 왼쪽부터 마르친 예피모프, 마테우슈 카닉, 배태근·김승철 네오위즈 공동대표, 미콜라이 마르헤브카, 옌제이 무르스. (사진=네오위즈)
블랭크는 2023년 설립된 새 회사입니다. 마테우슈 카닉, 옌제이 무르스, 마르친 예피모프, 미콜라이 마르헤브카 등 4명이 공동 창립자인데요. 이들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위쳐' 시리즈와 '사이버펑크 2077'을 제작한 'CD 프로젝트 레드(CDPR)'의 핵심 구성원입니다.
마테우슈는 '위쳐3' 공동 게임 디렉터와 '사이버펑크 2077'의 게임과 디자인 디렉터를, 옌제이와 마르친은 해당 프로젝트들의 프로덕트 디렉터와 총괄 프로듀서를 각각 맡았습니다.
미콜라이는 여러 개발 스튜디오에서 자문위원과 감사위원을 수행했고, 게임 개발사 '루키즈(Rookiez from Warsaw)' CEO를 역임했습니다.
네오위즈는 "주요 개발진 역시 수년간 함께 호흡을 맞춰온 CDPR 출신들"이라며 "PC와 콘솔용 트리플A(AAA)급 게임 개발 경력이 풍부한 베테랑 개발자들로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투자는 해외 콘솔 시장에서의 성과 창출을 위한 결정입니다. 네오위즈는 'P의 거짓'으로 북미·유럽 시장에 이름을 알렸는데, 블랭크와의 전략적 협업으로 전세계 게이머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네오위즈는 "블랭크는 글로벌 흥행 게임의 개발·운영 등에 뛰어난 노하우를 보유한 만큼 최적의 파트너라는 판단"이라고 말했습니다.
'P의 거짓'은 지난 9월 출시 이후 한 달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 장을 돌파했습니다. 매출의 9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해, 세계 시장에서 성과를 냈습니다.
이에 네오위즈는 콘솔 게임을 사업의 한 축으로 삼아 내부 개발 조직을 정비하고 자체 라인업 확대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역량 있는 해외 개발사 투자로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겁니다.
게임산업 조사기업 뉴주에 따르면, 올해 세계 콘솔 시장 규모가 561억달러(한화 약 74조원)으로 전망되는데요. 이는 게임 플랫폼 가운데 가낭 높은 성장세라고 합니다. 북미·유럽에서는 가장 큰 시장이기도 하죠. 네오위즈는 'P의 거짓'의 성공적인 진출을 발판삼아 콘솔 시장 본진에서 입지를 더 다지겠다는 계획입니다.
김승철 네오위즈 공동대표는 "블랭크는 AAA급 게임 영역에서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할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한 스튜디오"라며 "높은 역량으로 전 세계 대형 게임사와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블랭크와의 협업은 양사 모두에게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앞으로도 경쟁력 있는 개발 스튜디오와 다양한 사업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미콜라이 마르헤브카 블랭크 게임 스튜디오 공동 창립자는 "네오위즈는 우리 신작에 대한 가능성과 스튜디오의 장기적인 비전을 인정했다"며 "양사가 동일한 목표를 갖고 있어 서로 보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서구권 시장에서 흥행에 성공한 'P의 거짓'은 블랭크가 지향하는 완성도 높은 게임의 좋은 사례이자, 회사의 가치와 일치한다"며 "이러한 블랭크의 개발 철학을 잘 녹여 플레이어들에게 최상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게임을 개발해 나가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현재 블랭크는 인공지능(AI)으로 붕괴된 세계(아포칼립스)를 배경으로 하는 생존 어드벤처 AAA급 콘솔 게임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네오위즈는 "종말에 대한 독특한 시각을 바탕으로 흥미진진한 반전을 선사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