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수학 영역이 다소 어려웠던 것으로 평가받는 지난해 수능보다 쉽게 출제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만점자가 2000명 이상 나와 쉬운 난이도였다는 평이 지배적인 지난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다만 최상위권 변별력 확보를 위해 주관식 문제는 까다로워진 것으로 보입니다.
만점자 2520명 나온 9월 모평 수준이지만 단답형 오답률 높게 잡아
EBS 현장 교사단 소속 심주석 인천하늘고 교사는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4학년도 수능 수학 영역 출제 경향 브리핑'에서 "수학 영역은 지난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기조를 유지했다"며 "지나친 계산을 요구하거나 불필요한 개념으로 실수를 유발하는 문제인 소위 '킬러 문항'이 배제되면서 최상위권부터 중하위권 학생들까지 충분히 변별할 수 있도록 다양한 난이도의 문제가 골고루 출제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올해 9월 모의평가의 경우 만점자가 작년 수능이나 앞선 6월 모의평가보다 크게 늘어나 '킬러 문항' 배제 후 최상위권 변별력이 하락했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9월 모의평가 수학 영역 표준점수 최고점(만점)을 받은 수험생은 2520명으로 지난해 수능(934명)에 비해 약 2.7배, 6월 모의평가(648명)와 비교해 4배 많았습니다.
심 교사는 "올해 9월 모의평가에서 만점자가 2500여 명가량 나왔다는 이유로 시험이 쉬워졌다고 하는데 이는 응시자 대비 0.5%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게다가 이번 수능에서는 이 부분마저 감안해 단답형 오답률을 9월 모의평가보다 높게 잡아 수험생 입장에서는 좀 더 무게감이 느껴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단답형인 공통 과목 22번과 30번을 9월 모의평가와 비교해 더 까다롭게 출제했다는 의미입니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6일 오전 청주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사진 = 뉴시스)
"'킬러 문항' 없이 변별력 확보하려는 흐름 이어나가"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한 문제로는 공통 과목인 '수학Ⅰ'의 경우 귀납적으로 정의된 수열의 규칙성을 묻는 문제인 15번, '수학Ⅱ'에서는 미분계수의 부호를 고려해 조건을 만족시키는 그래프의 개형을 추론하고 이를 바탕으로 함수식을 구하는 22번이 꼽힙니다. 선택 과목은 '확률과 통계'·'미적분'·'기하' 모두 마지막 문제인 주관식 30번이 상위권을 가를 문제로 평가받습니다.
입시업계도 EBS 현장 교사단과 비슷한 기조로 분석했습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수학 영역이 올해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으나 최상위권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한 문제는 더 어렵게 출제됐다"며 "하지만 선택 과목의 경우 9월 모의평가보다 '미적분'·'기하'는 비슷하거나 어렵고, '확률과 통계'는 쉬울 것으로 예상돼 선택 과목 간 점수 차이를 좁힐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습니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전체적으로 '킬러 문항' 없이 변별력을 확보하려는 9월 모의평가의 흐름을 이어나가는 출제였다"면서 "만점자 수 관리를 위해 '미적분'의 난이도를 작년 수준으로 조절하려는 의도가 보이는데 실제 학생들의 적응 능력이 어떠했을지는 채점 결과를 봐야 알 수 있을 듯하다"고 말했습니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6일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사진 = 뉴시스)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