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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압박 되려 '악효과'
입력 : 2023-11-16 오후 5:30:36
항상 먹던 과자 양이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땐 순간 배신감이 들었습니다. 박스 크기가 그대로인 탓에 양이 줄었는지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과자를 먹는 속도가 빨라졌다고만 생각했지 양이 줄었을거란 생각을 못했기 때문입니다. 자주 먹는 과자였기 때문에 양이 줄었다고 하더라도 구매할 의사도 있었습니다. 
 
최근 이러한 배신감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가격을 내리지 않고 양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슈링크플레이션은 양을 줄인다는 뜻의 슈링크(shrink)와 물가 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입니다. 가격은 그대로 두면서 용량은 슬쩍 줄이는 식으로 실질적인 가격 인상 효과를 노리는 걸 의미합니다. 가격을 올리면 업체엔 이미지 손상으로 이어지니 양을 살짝 티 안나게 줄이는 것입니다. 
 
실제 한 캔맥주는 375ml에서 370ml로 양이 줄었습니다. 김 기존 5g이 들어갔으나 4.5g으로 양이 줄었으며, 한 과자도 기존 양에서 4g이 감소됐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예고된 일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정부가 전반적인 물가 관리에 나서면서 민간업체에 가격 자제 요청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원재료 가격 상승, 인건비 상승 등으로 가격 상승이 요인이 있는 업체들도 선뜻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이 같이 정부의 가격 통제는 심해지니 가격은 유지한 채 양을 줄이는 방법을 택한 셈입니다. 
 
이를 두고 정부부처에선 '꼼수'라는 비판이 쏟아집니다. 정직한 경영이 아니라는 말까지 나옵니다. 
 
사실 가격과 양을 조절하는 건 민간 업체의 자유입니다. 자체적으로 원가와 이익 등을 계산해 소비자 판매가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정부는 민간업체가 결정할 수 있는 가격과 양을 조절하기보다는 소비자의 알권리와 선택권을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게 아닐까요.
 
사진은 마트 내부 전경. (사진=뉴시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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