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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실질임금…이직으로 내몰리고 구인난 가중
명목임금 2.5% 늘었지만…물가상승률은 4% 육박
입력 : 2023-11-29 오후 5:33:38
 
[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올해 1~9월 물가수준을 반영한 실질임금이 작년과 비교해 1.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부가 노동력 조사 대상을 상용노동자 1인 이상 사업체로 확대한 2011년 이래 첫 마이너스 기록입니다.
 
또 계약 종료, 구조조정, 해고 등 비자발적 이직률도 올해 3분기 들어 크게 늘었습니다. 특히 실질임금의 감소는 임금수준이 낮은 중소기업의 구인난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됩니다. 
 
29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10월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를 보면, 1~9월 누계 근로자 1인당 월평균 명목임금은 396만1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5% 늘었습니다. 300인 미만 사업체의 경우 352만1000원으로 2.2%, 300인 이상은 611만9000원으로 2.3% 각각 늘었습니다.
 
그러나 물가수준을 반영하면 근로자가 받는 실질임금은 오히려 줄었습니다. 1인당 월평균 실질임금은 356만3000원으로 전년 동기 360만5000원 대비 4만2000원 감소했습니다. 
 
최근 6년간 매년 적게나마 늘어 왔던 3분기 누계 실질임금은 올해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연도별로 2018년 4.3%, 2019년 2.9%, 2020년 0.2%, 2021년 2.2%, 2022년 0.1%씩 상승했지만, 올해는 1.2% 감소했습니다.
 
임금협상 타결, 특별급여, 추석 등 명절상여금 지급시기 변경 등으로 근로자들의 임금이 올랐다는 게 고용부 측 설명입니다. 하지만 고공행진하는 소비자물가를 따라가진 못했습니다. 소비자물가는 석 달 연속 3%대 오름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8%로 4%대 상승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올해 10월 마지막 영업일 기준 1인 이상 사업체의 종사자 수는 1996만9000명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만3000명(1.5%) 늘었습니다. 상용근로자는 1.3%, 임시일용근로자도 4.2%, 기타종사자 0.8%씩 증가했습니다.
 
10월 중 입직자는 92만2000명으로 전년동월 대비 1.6% 증가했습니다. 이직자도 86만7000명으로 3.1% 늘었습니다. 입직률과 이직률은 각각 4.9%, 4.6%로 나타났습니다. 입·이직자는 규모와 사업체 관계없이 모두 늘었습니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10월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를 보면, 1~9월 누계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실질임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 줄었다. 자료는 1~9월 누계 월평균 실질임금. (그래픽=뉴스토마토)
 
자발적 이직은 29만5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만9000명 늘었고, 비자발적 이직도 52만7000명으로 1만8000명 증가했습니다. 비자발적 이직은 올해 3분기 들어 매달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지난 8월에는 3만명 증가했고, 9월에는 7만3000명 늘었습니다.
 
비자발적 이직은 고용계약 종료, 구조조정, 합병 및 해고 등으로 직장을 떠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주목되는 점은 10월 기준 1년 이상 계약직을 포함하는 상용직에서 비자발적 이직률이 29.5% 크게 늘었다는 것입니다. 지난해 10월 이직률은 오히려 직전연도와 비교해 12.1% 감소한 바 있습니다. 2021년 10월 이직률도 지난 2020년 대비 28.3% 큰 폭으로 줄어들기도 했습니다.
 
특히 '숙박 및 음식점업'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졌습니다. 1만3000명의 상용직 비자발적 이직자 중 절반에 달하는 6000명이 숙박 및 외식업에서 직장을 잃었습니다. 지난 9월 3000명에 그쳤던 외식업 비자발적 이직자 수는 10월 들어 9000명으로 뛰었습니다. 고용부는 외식산업의 경기 불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질임금의 감소는 임금수준이 낮은 중소기업의 구인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300인 미만 기업의 빈 일자리 수는 20만9000개로 지난 2분기 대비 3000개가량 늘었습니다. 반면, 300인 이상 규모 기업의 빈 일자리 수는 9000개에서 8000개로 줄었습니다.
 
이외에도 9월 기준 근로자 1인당 근로시간은 148시간으로 6.4시간 감소했습니다. 상용근로자는 5.9시간, 임시일용근로자는 8.3시간씩 줄었습니다. 
 
정향숙 고용부 노동시장조사과장은 "상용근로자의 경우 월력상 근로일수 감소의 영향이 컸다"며 "임시일용근로자의 경우 근무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숙박 및 음식점업,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의 근로자 증가가 주된 요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10월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를 보면, 1~9월 누계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실질임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 줄었다. 사진은 자영업자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
이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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