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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관의 ‘언론 정상화 기차’와 ‘윤석열차’
입력 : 2023-12-05 오후 4:27:00
언론 정상화의 기차는 계속 달릴 것입니다.
 
지난 1일 자진 사퇴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은 사퇴의 변을 밝히는 자리에서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이 하나 있다라며 밝힌 말입니다.
 
일각에서 언론장악 기술자라는 비판을 받는 이 전 위원장은 취임 후 언론 지형 개편에 속도를 내며 선봉장 역할을 자처했습니다. 여러 우려와 비판에는 아랑곳 않고 줄곧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겠다는 일념 하에 각종 정책을 밀어붙였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 국회 추천 몫인 방통위 상임위원 임명을 하지 않으며 기형적인 ‘2인 체제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이 전 위원장은 취임 하자마자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KBS 이사진 교체 작업을 주도했는데요. KBS, MBC, JTBC의 팩트체크 검증 시스템 실태를 점검하며 위반 시 시정 명령 조치 등 엄포도 놨습니다.
 
또한 가짜뉴스 척결공영방송 개혁을 기치로 방송계 안팎에서 주요 정책 처리에 첨병 역할을 했고 보도전문채널(PP)YTN의 사영화 결정에 명분도 쌓았습니다. 100일도 채 되지 않은 기간 동안 각종 굵직한 현안을 의결하며 현 정권의 방송 정책 기조를 만들어가는 데 온 힘을 쏟은 겁니다.
 
더구나 이러한 정책에 브레이크를 건 민주당의 탄핵안 발의에 맞서 그 의도를 무력화 시키는 자진 사퇴카드를 꺼내 유종의 미까지 거둔 셈이 됐는데요.
 
이 전 위원장은 사임 배경에 대해 거야의 압력에 떠밀려서도, 정치적 꼼수는 더더욱 아니다라며 오직 국가와 인사권자인 대통령을 위한 충정에서다라고 밝힙니다.
 
MB 정부 홍보수석 사임 당시 배우 허장강(악한 조연을 자주 맡은 배우)’을 언급했던 그가 이번엔 신성일이 됐을지는 모를 일입니다. 하지만 언론 자유가 중대하게 위협됐던 MB 정권 당시 핵관으로 존재하던 이동관과 작금의 언론 자유 위기 속 이동관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언론 정상화의 기차는 계속 달린다는 이 전 위원장의 말을 곱씹어 보면 앞으로의 이동관도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무엇이 그렇게 비정상이고 무엇이 그토록 기울어진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선로를 타고 한 방향으로만 질주하는 기차의 특성을 보면 종착지는 뚜렷해 보입니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뜨겁게 달궜던 한 작품이 있었습니다. 부천국제만화축제에서 한 고교생이 출품한 윤석열차작품이 바로 그 작품인데요. 널리 알려졌다시피 작품에는 윤 대통령의 얼굴을 지닌 열차 안에 김건희 여사로 추정되는 여성과 검사 복장의 남성들이 탑승해 있고, 열차 앞에 시민들이 놀란 표정으로 달아나고 있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이 전 위원장의 언론 정상화 기차발언에서 윤석열차의 모습이 오버랩됩니다. 개가 짖어도 기차는 달리지만, 국민은 개가 아닙니다.
 
윤석열차 (사진=연합뉴스)
 
배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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