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경자년(庚子年)이 저물어 가는 16일 오후 대한항공 화물기들이 인천공항 화물터미널에서 수출입 화물 선적과 하선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시)
금리 인상, 수요 둔화에 따른 전 세계적 경기 침체가 지난해 하반기 반도체 시장에 들이닥치면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13년 만의 최악의 한파를 맞이했습니다. 한파는 내년 상반기 이후부터는 차츰 누그러질 전망이라는 게 반도체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최강 한파에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2, 3위인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은 작년 12월 감산에 나섰고, 1위 삼성전자도 올해 3월부터 웨이퍼 투입량을 줄이는 본격적인 감산에 돌입했습니다.
수북이 쌓인 메모리 반도체 재고는 이들 3사의 지속적인 감산에 의해 점차 해소되고 있습니다. 특히 3분기 이후 D램의 매출은 전분기 대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글로벌 D램 시장 매출은 134억8000만달러로, 전 분기 대비 18% 증가했습니다. 메모리 업체의 대규모 감산 효과와 전방 산업 수요가 점진적으로 되살아난 영향으로 분석됐습니다.
이 기간 SK하이닉스는 46억2600만달러 매출을 올리며 34.3% 점유율을 차지하며 D램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빅3 중 유일하게 전 분기 대비 시장점유율이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전 세계 낸드플래시 매출은 전 분기 보다 2.9% 증가한 92억2900만달러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메모리카드용 128Gb 용량의 멀티레벨셀(MLC) 낸드 11월 평균 가격은 4.09달러로 전월보다 5.41% 상승했습니다. 9월 3.82달러, 10월 3.88달러, 이번달은 4달러 선을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D램·낸드플래시 가격이 상승하자 반도체 업황 반등 기대감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4분기 반도체 실적 개선에도 기대감이 모아집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반도체 파도에 가장 먼저 올라탄 SK하이닉스는 수익성 높은 고대역폭메모리(HBM)로 3분기 D램 부분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습니다. HBM은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제품으로, AI 분야에 대체적으로 사용되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함께 쓰입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SK하이닉스의 4분기 적자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2752억원으로 추정했습니다. 이는 3분기 1조7920억원 손실에서 대폭 축소된 예상치입니다. 삼성전자도 적자폭을 크게 줄일 것으로 시장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