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경기도의회 여야가 '경기도 성평등기금' 용어를 두고 의견대립을 벌이면서 기금의 존속 기한 연장이 불투명해졌습니다. 성평등정책의 후퇴라는 비판이 함께 나오고 있습니다.
경기여성네트워크가 7일 도의회에 성평등기금 존속유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경여성네트워크)
경기도, 7월 성평등 조례안 입법예고
7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 7월 성평등기금의 근거가 되는 '경기도 성평등 기본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을 입법예고했습니다. 개정안에는 이달 말 기한이 끝나는 성평등기금의 존속 기한을 2028년 12월 31일로 연장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경기도 성평등 기금은 1997년 '경기도 여성발전기금 설치 및 운영조례'를 제정하고 기금을 조성하기 시작한 지 2년 만인 2000년 102억원을 조성해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해 왔습니다. 기금의 이자 수익금으로 여성의 권익증진과 여성단체사업을 해 왔고, 경기도가 성평등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 경제·사회·문화 모든 영역에서 성평등을 실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도의회 여야가 개정안에 담긴 '성평등'용어를 두고 문제가 생겼습니다. 민주당은 용어 그대로 '성평등'을 사용하는 안을, 국민의힘은 성평등을 '양성평등'으로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지난 9월 개정안을 두고 도의회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는 한차례 논의에 나섰지만 양당의 첨예한 대립에 의결에 실패했습니다. 이후 이번 회기까지 개정안이 넘어왔지만 여전히 처리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여야의 대립이 이어지면서 개정안은 계속해서 표류 중에 있고, 기한 내 개정안이 처리되지 못할 경우 경기도 성평등기금이 20여년만에 폐지될 가능성도 생깁니다.
경기여성네트워크 "성평등기금 폐지…시대 역행"
이에 여성단체 등은 성평등기금의 존속 유지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경기도 내 여성단체가 모여 만든 경기여성네트워크는 이날 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벌어지고 있는 경기도의회에서의 경기도성평등기금폐지 시도는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논의되고 있는가"라며 "사회적 의제가 복합적으로 벌어지는 현 상황은 기금운용의 필요성을 인지하도록 하는 강력한 배경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성평등 정책 강화를 해도 모자를 이 때에 경기도의회에서는 성평등기금 폐지라는 시대에 역행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면서 "경기도의회의 성평등기금 폐지 시도가 얼마나 안일한 현실인식인지 성찰을 요구하는 지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들은 "여성의 사회, 정치 참여확대 등 성평등 문제 해결의 길은 아직 멀기만 하다"면서 "경기도의회는 경기도성평등기금 폐지 시도를 중단하고 존속유지 및 기금 조성액 상향을 위해 노력하라"고 촉구했습니다.
경기도의회 전경. (사진=경기도의회)
수원=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