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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일' 이 특기?…에버켐텍 "글로벌 소재기업 거듭날 것"
일본 장악하던 소재 개발, 국산화 성공
입력 : 2023-12-11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먹물 같죠? 잉크 같기도 하고요. 고체와 액체를 골고루 잘 섞이게 하는 것이 에버켐텍의 경쟁력입니다"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의 핵심소재 국산화에 성공한 에버켐텍의 이성민 대표는 이 회사의 대표 제품을 들어보이면서 회사의 강점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얼핏 까만 잉크 처럼 보이는 이 액체는 디스플레이 공정에서 이물질을 방지하는 대전 방지코팅제 '컨티머(CONTIMER)' 입니다.
 
지난 7일 찾은 경기도 화성의 에버켐텍은 코를 찌르는 화학약품 냄새 하나 없는 '친환경' 공장이었습니다. 에버켐텍은 2019년 일본 수출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고안된 '소부장(소재·부품·장비)강소기업 100'에 선정된 국내 대표적인 소재 기업입니다.
 
이성민 에버켐텍 대표가 지난 8일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에버켐텍에서 '컨티머'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에버켐텍은 '물'을 기반으로 고체와 액체를 잘 섞는 기술, 즉 수계 기반 분산 기술에 특화된 기업입니다. 음료수를 예로 들면요. 시간이 지나면 음료수 안의 알갱이와 액체류가 분리돼 맛을 따로 느끼곤 합니다. 이런 알갱이가 있는 음료에 덩어리 등이 골고루 분포한다면 음료의 맛도 더 좋아지겠지요. 화학제품도 마찬가지입니다. 액체에 물질들이 균등하게 잘 섞일수록 성능도 탁월해집니다.  
 
에버켐텍은 2008년 국내 최초로 수계 분산 기술을 적용한 디스플레이 공정용 대전 방지 코팅제인 컨티머를 개발해, 국산화에 성공했습니다. 2008년 에버켐텍이 컨티머를 개발하기 전까지는 전량 일본에 의존해왔는데요. 수입 대체효과는 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됩니다. 대전 방지제는, 물체 간 정전기가 축적되는 것을 최소화하거나 제거하기 위해 포장, 전자기기, 섬유, 자동차 등의 산업에서 널리 적용되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회사는 디스플레이 공정용 대전 방지 코팅용 제품을 생산해, LG화학(051910), 삼성 SDI, 코오롱 등 광학용 소재를 취급하는 주요 기업들과 거래하고 있습니다. 컨티머는 회사 매출의 90%가량을 차지합니다. 
 
에버켐텍은 컨티머의 성공을 발판으로 차세대 배리어 소재 및 전도성 소재사업에 나서고 있습니다. 치즈의 슬러리(부산물)를 이용, 차단성 코팅 소재인 '넥스리어(Nexrier)' 개발에 성공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 역시 일본 기업이 독점하던 시장이었습니다. 치즈 슬러리에서 추출한 넥스리어는 산소 차단이 가능한데다, 폐기할 때도 생분해가 가능한 자연친화적하며, 가격도 기존 소재보다 쌉니다.
 
지난 5월에는 세계포장기구(WPO)가 주관하는 '2023 월드스타 패키징어워드'에서 프레지던트 어워드 분야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이 대표는 "국내 대기업들이 최우수상까지 받기는 했지만 국내기업으로, 대상을 받은 것은 에버켐텍이 최초"라면서 "친환경적이면서도 기존 포장재보다 30% 저렴한 가격경쟁력으로 앞으로 넥스리어가 회사의 매출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회사는 국내 유수 식품대기업과 넥스리어의 상용화를 논의하고 있습니다.
 
2021년만 해도 30여명에 불과했던 에버켐텍의 직원 수는 현재 50여명까지 늘었습니다. 각 분야 리더급 임원과 직원 수를 늘리면서 본격적으로 사세 확장에 나서는 모습입니다. 지난해 150억원, 올해 17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회사는 예측하고 있습니다. 지난해까지 수출 비중이 10%에 불과했지만 회사는 올해를 기점으로 해외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 대표는 "소재 분야 연구개발을 지속해, 미래를 선도하는 소재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2025년 IPO(기업상장) 예정입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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