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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 칼럼)검사탄핵 그 씁쓸함에 대하여
입력 : 2023-12-13 오전 6:00:00
최근 더불어민주당 주도하의 검사탄핵 정국을 보고 있자면 씁쓸하기만 합니다. 필요한 조치라는 생각이 드는 동시에 이게 근본적·구조적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라는 양가적 생각도 듭니다. 
 
검찰이 스스로 탄핵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의견에 대해 동의합니다. 검찰이 그동안 내부 비위에 대해 눈을 감거나 솜방망이 처벌을 하는 등 ‘제 식구 감싸기’에 급급하지 않았다면 상황은 달랐을 겁니다.
 
사법사상 처음으로 공소권 남용이라는 대법원 판결을 받았음에도 아무런 징계도 받지 않은 안동완 검사를 얼마나 많은 국민이 납득할까요. 고발사주 혐의로 기소돼 재판 중임에도 승진한 손준성 검사는 어떠합니까. 분명 상식적이지 않은 조치들이었습니다. 
 
각종 비위 의혹이 제기된 이정섭 검사 역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비위 의혹이 처음 국정감사장에서 불거졌을 때 신봉수 수원지검장은 ‘감찰 과정에서 문제가 된 게 전혀 없다’며 감싸기에 급급했습니다. 
 
뒤늦게나마 이원석 검찰총장은 지난달 28일 월례회의에서 “검찰의 일은 완전무결함을 지향해야 하지만, 이 또한 모두 사람이 하는 일이라 문제가 없을 수는 없을 것이며, 그때 바로 겸손한 태도로 문제를 직시하고 바로잡아 잘못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엄한 경계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검사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정황상 이 검사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비위 의혹에 대해 명백히 밝히고, 죄가 드러난다면 엄단하기를 바랍니다. 검찰이 이번 기회를 통해 명예을 회복하고 국민들의 불신을 떨쳐내기를 바랍니다. 
 
이와는 별개로 ‘정치적 계산’으로 탄핵을 진행한다는 민주당 역시 탄핵만이 능사인지 다시 살펴야 합니다. 탄핵이란 게 헌법이 국회에 부여한 권한은 맞습니다만, 이재명 대표가 검찰 수사를 받지 않았다면 탄핵을 추진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 역시 일반 국민들의 시선입니다.
 
보다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문제에 집중해야 합니다. 손준성·이정섭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의결됐을 때 참여연대는 ‘개별비위 검사 탄핵만으로 검찰의 구조적 문제가 개혁되는 게 아니’라는 내용의 논평을 냈습니다.
 
단체는 “검찰 내 퍼져있는 비위, 직무유기 및 직권남용 등의 불법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설치되었음에도 법령상의 한계로 제구실을 못하고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보완, 과도한 검찰권력의 근원인 직접수사권의 축소 등 검찰개혁을 위한 입법에 신속히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민주당이 진실로 검찰의 변화를 바란다면 곱씹고 다시 곱씹어야 할 지적입니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는 등한시한 채 시도하는 검사탄핵은 ‘언발에 오줌누기’에 불과합니다. 언젠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드는 이 우려와 씁쓸한 감정을 지워주길 바랍니다.
 
유연석 법조팀장
유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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