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열린 해병대 실종자 수색 사고 생존자 가족의 임성근 해병1사단장 고발 기자회견에서 지난 7월 경북 예천군에서 발생한 해병대 실종자 수색 사고 당시 故채수근 상병과 함께 급류에 휩쓸렸던 A병장의 어머니가 입장을 밝힌 뒤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MZ세대의 특징을 검색해 보면 '개인주의적이며 자기중심적인 특성을 보인다'라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정치권을 보면 개인주의 성향은 오히려 기성세대에게 더 어울리는 정의처럼 보입니다.
기성세대들은 정치권 혹은 공직에서 상급자의 위치에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최근 보이는 모습을 보면 자신만의 안위를 위해 개인주의적이고 자기중심적인 특징을 보입니다.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 중 순직한 해병대 채모 상병 사건과 관련해 지휘관이었던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은 "물에 들어가지 말라고 여러 번 지시했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군 법원에 제출했습니다. 임 전 사단장은 진술서에서 '나는 지시하지 않았으며 책임이 없다, 현장 지휘관들이 내 뜻을 왜곡해서 전달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모든 책임을 하급자들에게 떠넘긴 겁니다. 임 전 사단장은 분명히 해병대 부하들이 강물에 들어가 수색하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자신은 책임이 없었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보도에 따르면 임 전 사단장은 해병대원들이 강물 수색하는 장면이 신문 1면에 실리자 "공보활동이 훌륭하게 이뤄졌구나"라며 '공명심'만을 챙기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관련해 해병대 전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은 임 전 사단장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자로 포함시킨 바 있습니다. 이를 놓고 윤석열 대통령은 "이런 일로 사단장까지 처벌하면 대한민국에서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냐"라고 말했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되묻고 싶습니다. 이런 일에 아무도 처벌받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에서 누가 군인을 할 수 있겠습니까. 윤 대통령의 인식이 그렇다면, 이태원 참사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책임에서 자유로운 거겠죠.
채모 상병 순직 사건과 이태원 참사, 세월호 참사 등 각종 참사에서 상급자이자 기성세대들은 책임에서 자유롭고 무능한 모습을 계속해서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MZ세대에게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하다며 나무랄 수 있습니까. 자신들만의 안위를 생각하고 하급자들에게 모두 떠넘기는 그들의 'MZ식 사고방식'이 더욱 문제입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