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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원, '무력시위'에서 '불출마'로 급선회
배경 놓고 의견 분분…키워드는 '윤 대통령'
입력 : 2023-12-12 오후 5:05:26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총선 불출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한동인 기자]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핵심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돌연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의 거듭된 희생 요구에도 무력시위에 나선 장 의원이 백의종군의 길을 택한 것입니다. 장 의원이 윤핵관 핵심 인사 중 처음으로 불출마 물꼬를 트면서 여권발 인적 쇄신도 본격화할 전망입니다. 
 
장 의원이 던진 충격파는 컸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온종일 설왕설래가 이어졌습니다. 장 의원은 불출마 선언 하루 전 대통령실에 관련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장 의원의 불출마 결단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장 의원이 불출마를 택함에 따라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의 한 축인 김기현 대표와 '또 다른 윤핵관' 권성동·윤한홍·이철규 의원 등도 불출마 압박을 피해 가기 힘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권력자 뭐라 해도" → "나를 밟고"…한달 만에 180도 바뀐 입장
 
장 의원은 1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2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역사의 뒤편에서 국민의힘 총선 승리를 응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윤석열정부 성공보다 절박한 게 어디 있겠느냐"며 "총선 승리가 윤석열정부 성공의 최소 조건이다. 부족하지만 저를 밟고 총선 승리를 통해 윤석열정부를 성공시켜 주길 부탁드린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장 의원은 전날 밤 페이스북에 선친인 고 장성만 전 국회부의장 묘소를 찾은 사진과 함께 "보고 싶은 아버지, 이제 잠시 멈추려 합니다"라는 글을 올리며 불출마를 시사했습니다.
 
장 의원의 불출마 선언을 두고 당 안팎에선 의외라는 반응과 함께 예견된 행보라는 분석이 동시에 나옵니다. 앞서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지난달 3일 윤핵관·중진·지도부의 불출마·험지 출마를 권고했으나 장 의원은 단호하게 거부 의사를 밝혔습니다. 특히 장 의원은 같은 달 11일 관광버스 92대와 지지자 4200여명을 동원한 여원산악회 창립기념식에서 "알량한 정치 인생 연장하면서 서울 가지 않겠다"고 밝혔고, 다음날인 12일 부산 지역구 교회 간증에선 "아무리 권력자가 뭐라 해도 나는 내 할 말 하고 산다"고 각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약 한 달 후 장 의원은 결국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세 과시까지 서슴지 않았던 장 의원이 전격적으로 불출마 결단을 한 데에는 결국 윤 대통령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란 해석이 나옵니다. 앞서 장 의원은 지난 6일 부산을 방문한 윤 대통령과 식사를 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이 불출마 등에 대한 의중을 장 의원에게 전달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월25일 국회 본회의장으로 2023년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치고 장제원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자리 놓고 '모종의 딜' 가능성도…일각선 '검찰발 캐비닛' 영향
 
정치권 안팎에선 모종의 '딜(거래)'을 둘러싼 추측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장 의원 불출마 선언 직후 여의도에선 부산시장 출마설이 돌았습니다. 대통령비서실 내지 내각에 합류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합니다. 당장 제22대 총선 과정에서 공동 선거대책위원장 등을 맡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수도권 한 초선 의원은 "어떤 대가를 바라고 (불출마 선언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야권 일각에선 '동서대 일가의 사법리스크'를 불출마 선언의 이유로 꼽는 이들도 있는데요. 이른바 '검찰발 캐비닛'이 열리면서 장 의원이 막다른 길로 내몰렸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동서대는 지난 2020년 말 교육부로부터 종합감사를 받았는데요. 이후 장 의원의 친형인 장제국 총장이 형사고발을 당해 사건이 검찰에 계류된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입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무언의 압박 받아서 피치 못한 퇴진을 한 게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본지와 한 통화에서 "장 의원은 윤 대통령과 워낙 가깝다"며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기 전에 대통령실 측에 통보했다면 대통령실 측과 충분히 상의해서 내린 결정일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장 의원은 불출마를 안 할 수 없었던 것"이라며 "예견된 일"이라고 바라봤습니다.
 
장 의원은 여당 내부에서 윤핵관 중 핵심으로 꼽힙니다. 지난 대선 당시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부터 윤석열 대선 경선 캠프의 종합상황실장직을 맡았고, 대선 막판엔 윤 대통령과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후보와의 극적 후보 단일화를 성사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이어 장 의원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출범 후 당선인 비서실장에 임명되면서 윤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부상했습니다.
 
박주용·한동인 기자 rukaoa@etomato.com
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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