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표가 지난 8일 배부됐습니다. 다음 달 초부터 시작되는 대입 정시 모집을 준비하고 있는 수험생들은 한창 지원 전략을 짜는데 골몰하고 있을 것입니다. 대입 정시는 제대로 된 전략을 세우는 게 수시보다 훨씬 중요한데요. 같은 수능 성적이라고 하더라도 대학의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반영 영역 등에 따라 자신에게 유리한 대학과 불리한 대학이 갈리는 만큼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진학사 등 입시업체들은 일단 수능 성적표에 표기된 '표준점수'와 '백분위' 용어부터 이해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수능 성적표에는 '표준점수'·'백분위'·'등급' 3가지 지표가 기재돼 있습니다. 국어·수학·탐구 영역은 3가지 지표 모두 제공되고, 영어·한국사·제2외국어/한문 영역은 '등급'만 보여줍니다.
'표준점수'는 개인이 획득한 점수가 전체 응시자의 평균 점수와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보여주는 점수입니다. 원점수만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시험이나 과목 간의 난이도 차이를 보정하기 위해 사용합니다. 현재 수능의 경우 국어·수학 영역 등에 선택 과목이 있으므로 그 선택 과목 간 난이도 차이를 보완하고자 '표준점수'를 활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통상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떨어지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상승하고, 시험이 쉬워서 평균이 올라가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하락합니다.
'백분위'는 자신보다 낮은 '표준점수'를 가진 수험생들의 비율을 나타낸 것입니다. 예를 들어 100명이 치른 시험에서 내 등수가 5등이라면 '백분위'는 95로 표현됩니다. 이는 점수가 아닌 비율이라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상위 누적 인원에 따라 '표준점수'는 다르지만 동일한 '백분위'에 속할 수도 있고, 동점자가 많은 경우 '백분위' 편차가 '표준점수' 차이에 비해 더 커질 수도 있습니다.
올해 수능 국어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50점, 수학 영역은 148점입니다. '백분위'로 따지면 국어 영역은 '표준점수' 142~150점이 100이고, 수학 영역은 143~148점이 100입니다. 두 영역 모두 만점에 가까운 '표준점수'를 받은 수험생은 '표준점수' 반영 대학을 지원하는 게 유리합니다. 그러나 국어 영역을 142점, 수학 영역을 143점 받은 수험생은 '백분위' 반영 대학을 더 선호할 것입니다. '백분위'만 반영하면 '표준점수' 최고점을 받은 학생들과 같은 조건이니까요.
이 외에도 수험생들이 고려해야 할 수많은 요소들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대입 제도가 워낙 복잡하고 다양한 탓에 머리 아프고 힘들겠지만 이 시기에만 할 수 있는 고민인 만큼 슬기롭게 잘 헤쳐 나가길 바랍니다.
지난 8일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표를 받은 대입 정시 준비 수험생들은 지원 전략을 짜는데 골몰하고 있을 것이다. 사진은 지난 8일 경기도 수원시 효원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수능 성적표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사진 = 뉴시스)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