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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우리은행, 대장동 의혹 자체조사 8개월 만에 "문제없다"
임종룡 회장 지난 4월 "문제 있으면 엄벌"
입력 : 2023-12-15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우리은행은 전현직 고위 임원이 연루 의혹을 받는 '대장동 로비 의혹'에 대한 자체조사 결과 "문제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내부 조사를 통해 관련자를 엄정 처벌하겠다고 공언한 지 8개월 만입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14일 "대장동 로비 의혹 자체조사 결과 특이사항이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검찰 조사가 더 우선시 돼야 하지 않느냐"며 "문제가 있었다면 수사기관에서 발표했을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자체조사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임 회장은 지난 4월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검사실·법무실에서 전문요원들을 투입해 전체적으로 적정한 규정에 따라서 일이 처리됐는지, 언론 보도와 녹취록 등에 나온 내용의 사실관계를 확인하려 한다"면서 "관련자들의 문제가 있다면 즉시 엄정히 처벌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검찰은 당시 이른바 '대장동 50억 클럽' 수사를 본격화하면서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을 지낸 박영수 전 국정농단 사건 특별검사를 소환 조사했고, 우리은행도 자체 조사에 착수했던 것입니다.
 
대장동 로비 의혹을 받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지난 8월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청탁금지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법상 수재 등 혐의로 자신의 두 번째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검찰은 지난 3~5월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성남시 소재 우리은행 성남금융센터, 서울 서초 우리은행 삼성기업영업본부, 이순우 전 우리은행장과 김종원 전 부행장, 전 부동산금융부장 이모씨 등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한 바 있습니다.
 
박영수 전 특검은 2014~2015년 우리은행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 감사위원으로 재직하면서 대장동 개발 사업 민간업자들의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금품을 받았다는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당시 김만배 씨 등 민간업자들이 대장동 사업 입찰 공모를 준비하던 '대장동팀'의 컨소시엄 구성을 지원하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청탁을 전달해 준 대가로 200억원 상당의 땅과 상가 등을 약속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 등)입니다.
 
우리은행은 성남의뜰 컨소시엄에 참여하려고 했다가 2015년 3월 불참하기로 했습니다. 대신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에는 참여하겠다며 1500억원의 여신의향서를 제출했습니다. 검찰은 대장동 일당의 청탁을 받은 박 전 특검이 우리은행에 영향력을 행사해 여신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우리은행의 대장동 컨소시엄 참여 논의가 대장동 개발 사업 공모 절차에서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개발 사업에 주요 은행이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다른 금융사 유치에 유리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겁니다.
 
금융감독원도 지난 4월 한 달간 우리은행 현장점검을 진행했습니다. 금감원은 대장동 개발 사업 당시 박 전 특검의 우리은행 대출 청탁에 따라 실제로 대출이 이뤄졌는지를 살폈는데요. 당시 금감원은 우리은행이 대출을 실행하지 않은 것으로 잠정 파악했습니다. 다만 당국 현장조사로는 문제가 되는 PF대출 실행 여부 정도만 파악하는 등 한계가 있어 검찰 수사를 지켜봐야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금감원 현장검사와 자체검사를 통해 별다른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우리금융 내부적으로는 검찰 추가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추가 의혹이 드러나지 않을까 긴장하는 분위기 입니다.
 
'대장동 일당'으로 분류되는 남욱 변호사는 최근 재판에서 박 전 특검과 양재식 전 특검보가 우리은행을 동원해 자신들의 대장동 사업을 도와주겠다고 말했다고 증언했습니다. 남 변호사는 "우리은행의 투자 담당자가 직접 대장동 회의 장소로 찾아오는 등 컨소시엄 논의 참여는 박영수의 부탁 덕분이라고 생각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우리은행 전경. (사진=우리은행)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신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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