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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하락에도 석유화학 업황 개선 ‘제한적’
국제유가 70달러대로 뚝…원가압박 숨통
입력 : 2023-12-18 오후 2:25:30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국제유가가 급락한 원가요인에도 석유화학 업황 개선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수요부진과 공급과잉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장에선 거래가 드물어 깊은 관망세를 보입니다. 국내외 석유화학 시설 가동률도 저조한 형편입니다. 단기 유가 급락으로 정유사들은 4분기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할 전망입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중동산 두바이유가가 최근 70달러대 초반까지 떨어졌습니다. 9월18일 93달러 정점에서 가파른 내리막을 보였습니다. SK에너지,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 정유사들은 3분기 유가 인상에 따른 재고 효과로 흑자폭이 확대됐으나 4분기엔 시황이 반대로 흐른 기저효과를 보게 됐습니다.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토탈, 여천NCC, 금호석유화학 등 석유화학 업체들은 유가가 내리면 원가하락으로 제품 마진이 넓어질 수 있지만 수요부진과 공급과잉 상황이 계속돼 큰 기대를 가지기 어렵습니다. 근래 업체들은 내년 장기 공급계약 체결을 위한 협상을 벌이는 중입니다.
 
유가 변동성이 크고 중동과 러시아 전쟁 등 지정학적 불안요인이 계속되고 있어 협상가를 책정하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때문에 공급협상도 길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스팟거래도 수요 자체가 부진해 뜸합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관망세가 짙습니다.
 
업계는 최근 유가가 급락한 배경에 주목합니다. 블룸버그는 최근 미국 셰일오일 생산이 관련 업체들의 노력과 기술 발달로 급격히 향상됨에 따라 사우디 및 러시아 등 산유국들의 감산 노력에도 국제유가가 급락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쪽에선 내년 대선 경쟁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밀릴 수 있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물가를 잡고 일자리를 늘리고자 셰일생산업체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생산을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셰일오일 및 셰일가스 생산 증대는 구조적인 저유가를 초래할 수 있어 관심이 높습니다. 과거 셰일생산이 활발할 때 중동 산유국들은 경쟁자를 밀어내기 위해 의도적으로 석유 공급량을 늘려 저유가를 유도한 바 있습니다. 이후 저유가가 길어지며 셰일생산 업체들이 부도가 나 퇴출되는 등 구조조정이 이뤄졌습니다. 그런 다음 찾아온 고유가이지만 기술발달에 따른 셰일 생산 증대는 또다시 원자재 패권경쟁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산유국들의 대응에 따라 저유가가 벌어질 경우 물가 압력은 빠지고 미국발 고금리 정책에도 변동이 올 수 있어 거시경제 변수가 작지 않습니다.
 
한편, 국내 화학업체들은 최근 우리나라와 걸프협력회의(GCC)가 추진하는 자유무역협정(FTA)에도 우려감을 보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사우디 등 중동산 제품이 관세 부과에도 국내에 들어와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며 “업황 부진 탓에 공장 가동률이 저조한 마당에 FTA로 국외산 관세마저 사라지면 버티기 힘들다. 국내 산업 보호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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