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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27일 16:35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하림지주(003380)가 자회사
선진(136490)에 하림푸드를 매각하면서 선진이 익산 내 식품산업단지(클러스터) 건설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림푸드는 익산 내 클러스터 건설을 위해 설립된 자회사로, 지난 5월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선진은 이번 공사를 통해 이천과 음성에 이어 익산에 3공장을 건설하면서 사업을 확장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다만, 현재 선진이 보유한 현금및현금성자산의 규모가 805억원에 불과한 만큼 향후 차입금 부담 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익산 클러스터 사업 추진 위해 선진 1500억원 부담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선진은 147억원에 하림푸드를 인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림푸드는 지난 2020년 하림지주에서 신설법인 설립 자본금 50억원과 주식발행초과금 100억원 등 150억원을 출자해 설립된 자회사다.
지난달 17일에는 선진이 에코캐피탈에 360억원의 채무보증을 서기도 했다. 에코케피탈에서 대출받은 거래처를 대상으로 한 지급보증 약정건으로 대출한도 300억원의 120% 360억원을 지급보증한다는 내용이다.
이와 함께 하림푸드를 인수하면서 익산 클러스터 내 육가공 및 푸드 공장을 건설하는 것 역시 고스란히 선진의 몫이 됐다. 하림은 지난 5월 익산 내 총 3915억원을 들여 클러스터 건립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를 통해 냉동 건조 식품, 즉석밥 등 식품제조시설과 물류센터를 건립하고 345명을 신규 고용, 300명을 물류센터 위탁운영을 위해 간접고용하는 등 총 645명의 지역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이 가운데 하림푸드는 육가공 및 푸드 공장을 건설을 맡고 있었다. 선진은 2024년 착공 계획인 1차 하림푸드 육가공 공장 건설에 약 15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투자는 사업확장에 따라 단계별로 진행되며 재무상황 등 여건에 맞춰서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하림지주 측은 선진은 배합사료와 양돈·식육·육가공 사업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하림의 자회사로, 공장 건설을 통해 선진의 사업분야를 다각화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림지주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기존에 가공식품 사업을 담당하고 있던 선진의 사업분야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50% 돌파한 차입금의존도…부담 심화 우려
선진은 올해 3분기 누적으로만 영업이익 781억원을 창출해 내는 등 수익성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는 지난해 말 영업이익 706억원 보다도 높은 수치다. 매출액 역시 지난 2019년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한 이후 지난해 1조8708억원까지 성장했다. 다만,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1조5334억원)대비 소폭 감소한 1조4385억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3분기 말 선진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이 805억원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이에 향후 클러스터 건립으로 인한 차입금 부담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여기에 선진이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차입금 역시 매년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해외 사료사업 진출과 양돈 수직계열화 구축을 위한 양돈·육가공 관련 사업법인 인수, 양돈농가 증가에 따른 지원 규모 확대 등으로 2017년 말 기준 2606억원에 불과하던 차입금은 2018년 4828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어 2019년 5280억원, 2020년 5751억원, 2021년 6725억원, 2022년 6878억원으로 증가했다. 올 3분기 말에는 7162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 가운데 3분기 말을 기준으로 선진이 1년 내 상환을 완료해야 하는 단기성차입금은 6430억원에 이른다. 이는 전체 차입금 가운데 약 89.78%에 이르는 비중이다. 차입금이 증가함에 따라 총차입금의존도 역시 2017년 37.9%에서 2018년 52.6%로 급격하게 증가한 이후 3분기 말까지 52.4%를 유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차입금의존도는 20~30% 수준을 나타낼 때 안정적이라고 평가된다. 부채비율 역시 안정적이라고 평가되는 200%를 넘어섰다. 2017년 105.14% 수준이던 부채비율은 올해 3분기 기준으로는 206.32%까지 증가했다.
일각에서는 하림이 HMM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하림푸드 지분을 선진에 매각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금 확보를 위해 자회사에 부담을 전가했다는 것이다.
업체 측은 시기가 겹치다 보니 생긴 오해라는 입장이다. 선진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지분거래 금액은 147억원으로 인수금액인 6조4000억원의 0.2%도 안 된다. 인수자금확보 목적이라는 표현은 시기가 겹쳐 생겨난 과장된 시장 해석"이라며 "익산 공장의 경우 하림푸드의 지분 100%를 보유한 선진이 일부 증자하고 나머지 금액은 금융기관으로부터 시설자금대출을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