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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 진영정치
입력 : 2024-01-04 오후 2:32:36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부산 강서구 대항전망대에서 피습 당한 뒤 119 구급차로 후송되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최수빈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일 부산 방문 일정 중 피습을 당했습니다. 외신은 이 대표의 피습 배경으로 극단적 진영 정치를 꼽았는데요. 인신 공격성 발언까지 서슴지 않는 정치권의 민낯이 드러나자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그러나 온갖 ‘배후설’과 ‘자작극’ 등 각종 음모론이 나돌면서 극단적 진영 대결은 지지자들에게 옮겨붙었습니다.
 
경찰은 지난 2일 이 대표를 흉기로 공격해 살인 미수 혐의를 받고 있는 김씨에 대한 수사를 진행했습니다. 김씨는 평소 정치 관련 방송이나 유튜브 등을 보고, 지인들에게 정치권 비판을 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유튜브 방송의 경우 알고리즘을 통해 확증 편향의 오류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치 유튜버들은 국회뿐 아니라 정치권 인사들의 지방 일정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지자에게 살갑게 다가가는 모습과 현장의 뜨거운 분위기를 실시간으로, 적극적으로 추켜올리는 멘트와 함께 송출하니 정치인 입장에서도 나쁠 것이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문제는 일부 유튜버와 극단 지지자들이 혐오 정치를 부추기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전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했는데요. 한 위원장이 이 대표의 피습 소식을 알리자 일부 당원들 사이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심지어 이 대표 피습 사건이 “쇼”라는 외침까지 나왔습니다. 
 
한 위원장은 손짓으로 이를 제지했지만 잠시 후 박경호 국민의힘 대전 대덕구 당협위원장은 “범죄자가 대표인 당”이라며 “오늘 안타까운 일을 당했지만 그건 그거고 민주당이 저지른 일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이 대표와 민주당 비판에 열을 올렸습니다. 
 
이보다 앞서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은 한 위원장을 향해 정원철 해병대 예비역 전국연대 초대 집행위원장은 “오늘이 채수근 이병 생일이다. 참배하고 가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한 위원장은 별다른 대답 없이 자리를 떠났는데요. 이에 현장에 있었던 일부 지지자 사이에서 “민주당에서 시킨 것 아니냐”는 비아냥까지 등장했습니다. 
 
정치적 경쟁자를 적으로 규정하는 극단적 진영 정치가 결국 강성 팬덤의 폭력적인 위협 행위와 주요 정치인을 향한 테러까지 야기했는데요. 한 정치권 원로는 “비이성적인 정치인들이 퇴장하면 비이성적 팬덤도 없어지는 것 아니겠나”라고 꼬집었습니다. 결국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난 정치권의 자정 노력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최수빈 기자 choi32015@etomato.com
최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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