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 10명 중 6명가량은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특별검사(특검) 법안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가 오는 4·10 총선에서 국민의힘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점쳤습니다.
"국민 늘 옳다"던 윤 대통령, '김건희 특검' 끝내 '거부'
9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6일부터 7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115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8.2%는 '윤 대통령의 김건희 특검법 거부가 이번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지' 묻는 질문에 "국민의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응답은 17.1%에 불과했습니다. 또 18.6%는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김건희 특검 거부가 '국민의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거나, 별 영향이 없을 것'이란 응답이 10명 중 4명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잘 모르겠다'며 응답을 유보한 층은 6.2%였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5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이른바 '쌍특검법'(김건희 특검법·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 재의요구안이 의결된 직후 이를 재가했습니다. 현직 대통령이 자신의 가족과 관련된 사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윤 대통령은 '김건희 특검법' 거부권 행사에 대한 반대 여론도 끝내 외면했습니다. 지난해 11월28일 공개된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 여론조사(11월25~26일 조사)를 보면 60.8%가 '김건희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고 답했습니다. 이외 다른 여론조사 결과들도 비슷한 반대 여론을 보였습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0월18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참패하자 "국민은 늘, 무조건 옳다"는 메시지를 내며 이전과는 다른 태도로 국정을 이끌어 갈 '변화'의 뜻을 보였지만,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로 다시 민심과 동떨어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총선 승부처' 서울·충청·2030 "국힘에 부정적 영향"
조사 결과를 연령별로 보면 보수 지지세가 강한 60대에서조차 이번 '김건희 특검법' 거부가 "국민의힘에 부정적"이란 응답이 절반에 달할 정도로 총선에서 여권에 불리한 환경이 조성됐습니다. 20대 '긍정' 15.2% 대 '부정' 61.8% '별 영향 없음' 14.6%, 30대 '긍정' 14.4% 대 '부정' 59.3%, '별 영향 없음' 19.3%, 40대 '긍정' 9.8% 대 '부정' 75.5% 대 '별 영향 없음' 13.3%, 50대 '긍정' 14.1% 대 '부정' 65.9% 대 '별 영향 없음' 15.1%, 60대 '긍정' 21.5% 대 '부정' 49.4% 대 '별 영향 없음' 24.4%였습니다. 70대 이상에선 '긍정' 30.3% 대 '부정' 30.8% 대 '별 영향 없음' 26.4%로 나왔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전 지역을 막론하고 '김건희 특검법' 거부가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응답이 크게 앞섰습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충청·호남은 물론, 보수의 안방인 영남에서조차 절반 이상이 "국민의힘에 부정적"이라고 답했습니다. 대구·경북(TK) '긍정' 17.3% 대 '부정' 52.5% 대 '별 영향 없음' 21.4%, 부산·울산·경남(PK) '긍정' 24.4% 대 '부정' 50.3% 대 '별 영향 없음' 16.6%였습니다.
총선의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서울을 보면, "국민의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응답이 60%를 상회했습니다. 서울 '긍정' 12.5% 대 '부정' 63.6% 대 '별 영향 없음' 18.1%, 경기·인천 '긍정' 16.7% 대 '부정' 58.2% 대 '별 영향 없음' 19.3%, 대전·충청·세종 '긍정' 19.8% 대 '부정' 53.0% 대 '별 영향 없음' 23.9%, 광주·전라 '긍정' 10.5% 대 '부정' 77.0% 대 '별 영향 없음' 7.0%, 강원·제주 '긍정' 22.7% 대 '부정' 44.6% 대 '별 영향 없음' 28.0%로 집계됐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15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사진=뉴시스)
중도층 61.0% "국힘에 부정적"…신당 지지층도 '부정평가' 압도
정치성향별로 보면 민심의 풍향계로 읽히는 중도층 60% 이상이 윤 대통령의 '김건희 특검법' 거부가 "국민의힘에 부정적"이라고 바라봤습니다. 중도층 '긍정' 10.6% 대 '부정' 61.0% 대 '별 영향 없음' 21.6%였습니다. 진보층의 경우 "국민의힘에 부정적"이란 응답이 79.4%로, 80%에 달했습니다. 윤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보수층에선 '긍정' 33.5% 대 '부정' 35.6% 대 '별 영향 없음' 23.8%로 나타났습니다.
총선 지지 정당별로 보면 민주당 지지층 85.9%, 이준석 신당 지지층 80.6%, 이낙연 신당 지지층 74.2%가 "국민의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국민의힘 지지층은 '긍정' 35.4% 대 '부정' 20.4% 대 '별 영향 없음' 36.8%였습니다.
한편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안심번호)를 활용한 무선 ARS(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입니다. 표본조사 완료 수는 1006명이며, 응답률은 6.7%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10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습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또는 서치통 홈페이지(www.searchtong.com/Home)를 참조하면 됩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