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메일
페이스북 트윗터
태영발 금융경색…기업집단 계열차입 급증세
중견그룹서 계열차입 많아…드물게 대기업 집단도
입력 : 2024-01-10 오후 2:48:15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태영건설발 금융경색으로 금융권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기업들이 계열사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레고랜드사태 때보다 기업집단 내 계열 차입 건수는 50% 이상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계열차입은 고금리 시장 상황이 지속되고 투자소요 및 기업 실적부진이 길어질 경우 부실전이 위험도 있어 경계가 요구됩니다.
 
 
10일 각사에 따르면 올들어 전날까지 기업집단 내 계열사로부터 자금을 차입한 건 수는 총 51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같은 기간 33건보다 54.5% 증가한 수치입니다. 재작년 같은 기간 17건보다는 200% 늘었습니다. 작년 이맘 때는 레고랜드 사태가 터져 금융권 대출이 경색 되자 기업들이 계열사에 돈을 빌리는 경우가 늘었는데 올해는 태영건설 사태가 불을 지핀 것입니다.
 
사태 중심인 태영을 비롯해 KG, 넷마블, 신영, DL, 대방건설, 장금상선, 글로벌세아, 반도홀딩스 등 상대적으로 신용 규모가 작은 중견기업 집단 내 단기차입 건이 주로 확인됩니다. 아울러 드물게 대규모 기업집단 중에서도 효성, CJ, SM 내 계열차입이 이뤄졌습니다. 무보증 회사채 금리가 치솟은 데다 직접 담보가 없는 프로젝트파이낸싱도 부동산 분야에서 부실 우려가 번지자 담보 잡기 어려운 계열사에 대해 기업집단이 힘을 보태는 형편입니다.
 
계열차입은 부당하게 이자율을 높거나 낮게 책정해 특수관계인에게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를 막고자 법정이자율이 적용됩니다. 법인세법시행령상 기획재정부령으로 정하는 당좌대출이자율이 곧 법정이자율입니다. 이는 2016년부터 4.6%로 고정돼 있습니다. 본래 그보다 낮은 이자율로 대출받지 않도록 규제하는 취지이나 요즘처럼 회사채 금리가 치솟은 때는 거꾸로 시중금리보다 유리해집니다. 신용이 부족한 계열 기업도 4.6% 이자율 선에서 대출이 가능합니다.
 
최근 무보증 회사채 3년물 BBB- 등급의 일일 금리는 10%를 넘고 있습니다. AA등급 이상 3년물 평균 금리도 2022년 2분기말 4.36%, 4분기말 5.2%, 작년 2분기말 4.46%, 3분기말 4.65%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채무 불이행 사태로 금융권의 대출 기준이 엄격해졌습니다. 특히 은행을 넘어 저축은행, 상호금융, 보험회사 및 여신전문금융회사 등 비은행권이 부실을 막기 위해 기업 대출을 집중 관리하면서 증가세가 급격히 둔화된 추세입니다. 그럼에도 비은행권 연체율은 작년 3분기말 기준 4.23%로 작년 1분기말 3.63% 대비 0.6%포인트 상승하는 등 신용리스크가 커졌습니다. 이처럼 금융시장이 대출을 옥죄자 기업도 그룹 내에 손을 벌리는 형국입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재영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