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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1월 10일 16:4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허찬영 기자] 현대차그룹이 지난 한 해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에서 160만대 이상을 판매하며 역대급 판매 기록을 세웠다. 미국 시장에서 일본의 혼다를 제친 것에 이어 지난해에는 스텔렌티스까지 넘어서 '톱4'에 진입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다만 이러한 전망에도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시장의 변화 등을 우려해 올해 판매 목표량을 보수적으로 잡았다. 올해 자동차 시장 전망이 다소 부정적인 상황에서 일부 공장 라인 정비 이슈가 맞물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차)
미국 시장 역대 최대 판매량 기록...시장 내 4위 전망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제네시스를 포함한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의 미국 시장 판매량은 합산 165만2821대다. 이는 미국 시장 진출 이후 역대 최대 실적이며 148만9118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던 전년 대비 12.1% 증가한 수치다.
업체별로 놓고 보면 현대차와 제네시스는 각각 80만1195대, 6만9175대를 미국 시장에서 판매해 2022년보다 11%, 22.6% 증가했다. 기아의 2022년 미국 판매 실적은 12.8% 늘어난 78만2451대를 기록했다.
호실적에 힘입어 현대차그룹은 2021년 미국 진출 35년 만에 혼다를 제친 것에 이어 지난해에는 미국 시장 판매 4위에 올랐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시장에 진출한 주요 완성차 업체가 공개한 지난해 판매량을 살펴보면 직전 연도 4위에 올랐던 스텔란티스가 150만여 대를 판매한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스텔란티스는 크라이슬러, 피아트, 지프, 푸조 등의 모기업이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 1위에는 257만7662대를 판매한 GM이 1위에 올랐으며 224만8477대의 도요타가 2위를 차지했다. 3위에는 포드가 예측됐다. 아직 판매량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대차그룹의 판매량인 165만2821대보다는 앞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혼다는 지난해 130만8186대를 판매하며 현대차그룹이 2021년 이후 3년 연속 앞섰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시장에서 역대 최대 판매량을 기록한 배경에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레저용 차량(RV), 친환경 차량의 경쟁력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차종별로 보면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투싼과 산타페를 각각 20만9624대, 13만1574대 판매했다. 기아는 스포티지 14만780대를 판매했으며 SUV 차량의 인기가 높은 미국 시장을 겨냥한 차종인 텔룰라이드는 11만765대가 팔렸다. 또 현대차는 전기차인 아이오닉5를 3만3918대 팔았는데 이는 미국 시장 진출 후 역대 최다 판매 수다.
현대차그룹, 호실적에도 올해 전망은 보수적
현대차그룹은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호실적을 기록하며 미국 시장 판매량 4위에 올랐지만 올해 판매 목표량은 744만3000대로 지난해 대비 1% 정도 감소했다. 현대차그룹이 올해 판매 목표량을 이같이 보수적으로 접근한 데에는 다소 엇갈리는 증권가의 전망과 전동화 전환으로 인한 공장 라인 정비 등의 일정이 겹친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424만3000대를 판매한다고 목표를 잡았다. 이는 지난해보다 7만8000대 줄어든 것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지난해에는 국내 78만1000대, 해외 354만대를 판매 목표량으로 내세웠지만 올해는 국내 70만4000대, 해외 353만9000대로 각각 7만7000대, 1000대 정도가 줄었다.
기아는 지난해와 같은 320만대를 판매하겠다는 계획이지만 국내와 해외의 판매 목표량이 변했다. 지난해 국내 목표량은 58만3000대, 해외는 260만4200대, 특수사업 1만2800대였다. 올해는 국내 53만대, 해외 266만3000대, 특수사업 7000대로 국내와 특수사업은 각각 5만3000대, 5800대 줄었고 해외는 5만8800대 늘었다.
호실적과 반대로 판매 목표량을 감소한 이유는 국내 공장의 자동화 전환과 전기차 전용공장 가동을 위한 라인 점검 등으로 일부 차종의 생산에 제한이 걸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의 차량별 생산일정에 따르면 아산 공장의 전동화 전환을 위한 합리화 공사로 인해 다음달 중순까지 그랜저와 쏘나타의 생산이 이뤄지지 못한다. 또 다음달에는 생산 라인 공사도 진행된다. 기아는 올해 6월부터 가동될 오토랜드 광명 내 전기차 전용 공장 가동을 앞두고 차량 생산 직전 별도 라인 점검 등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밖에도 현대차그룹이 올해 목표량에 대해 보수적으로 접근한 것은 업계의 불확실한 전망도 힘을 더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한국자동차연구원 등은 2024년 내수의 경우 소폭 성장 혹은 하락을 예사했으며, 수출은 1%대의 소폭 성장을 예측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전동화 전환과 생산 라인 점검 등으로 인해 일시적인 공장 가동 중단이 있을 것"이라며 "올해 소형 전기차인 EV3 판매를 통해 전기차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허찬영 기자 chanyeong66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