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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1월 12일 18:3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신용카드사가 발행하는 회사채인 카드채 금리가 올초 일제히 하락했다. 신용등급이 AA+급인 상위권 카드사들의 금리는 지난해 4% 수준에서 형성됐는데 3% 후반까지 떨어진 모습이다. 카드채는 올해 만기 물량 자체가 늘어나기는 했지만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고려하면 차환 수요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연초부터 공모사채 발행 잇달아…AA+급 금리 3.9% 수준
12일 여신금융 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신용등급 AA+안정적)가 전날 발행한 1700억원 규모의 제2204회차 공모사채는 발행금리가 3.9~4.2%에서 형성됐다. 제2204-1회차 1300억원 1년6개월물이 3.9%, 제2204-2회차 100억원 3년물이 3.9%, 제2204-3회차 300억원 7년물이 4.2%로 확인됐다.
특히 제2204-3회차는 민평금리 대비 낮은 수준에서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민간채권평가사 네 곳에서 제공하는 신한카드 7년 만기 회사채 개별민평 수익률 평균은 지난 9일 기준 4.4% 수준이다. 민평금리보다 0.2%p 낮게 결정됐다는 설명이다. 만기도 7년물로 장기화됐다.
같은 신용등급을 보유한 KB국민카드 역시 공모사채 금리가 3%대로 하락했다. KB국민카드가 전날 발행한 제397회차 공모사채 2000억원은 개별 회차 5개 모두 금리가 3.9% 수준에서 결정됐다. 만기는 1년6개월물부터 1년10개월물, 2년물 등이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보다 신용등급이 한 단계 떨어지는 곳들은 4% 초반에서 금리가 결정됐다. 현대카드(신용등급 AA안정적)는 공모사채 3000억원 발행에 나섰는데, 개별 6개 회차 발행금리가 4.0%~4.2% 범위에서 형성됐다. 만기는 1년6개월물에서 2년물, 3년물, 4년물, 5년물 등으로 나타난다. 하나카드가 발행하는 제253회차 2000억원은 금리가 3.9%~4.0%다. 만기는 1년6개월물과 2년물로 구성됐다.
롯데카드의 경우 공모사채 1년3개월물 300억원 발행을 변동금리로 설정했다. 3개월마다 이자를 지급하는데 직전 지급일 1영업일 전 기준 민간채권평가사 세 곳에서 적용하는 개별민평 수익률 산술평균으로 계산한다. 첫 지급 금리는 4.3%다.
한편 조달한 자금은 신한카드의 경우 기발행 회사채 차환을 위한 채무상환 자금으로 전액 사용한다. KB국민카드와 현대카드, 하나카드, 롯데카드는 신용판매 가맹점 대금 지급을 위한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연초효과로 순발행 흐름…물량 늘어도 차환 부담 제한적
카드채 발행금리 하락 양상은 연초 효과가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1월은 기관들이 자금 집행을 시작하면서 매수 재개가 활발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투자 수요가 충분히 확보됐다는 것이다. 기준금리 추세가 동결을 이어가다가 결국 인하할 것이란 기대감도 시장에 선반영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회장 서유석) 채권정보센터에 의하면 이날 기준 여신전문금융채가 포함되는 기타금융채의 1월 누적 발행액은 3조1520억원이다. 반면 상환액은 2조7050억원으로 4470억원의 순발행 흐름을 나타냈다. 바로 전달인 지난해 12월에는 발행액 6조3310억원에 상환액 7조6033억원으로 순발행액이 –1조2723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는 카드채 발행이 지난해보다 더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만기가 도래하는 금액 자체가 지난해보다 크기 때문이다.
삼성증권(016360)에 따르면 카드채 만기 규모는 지난해 25조원이었고 올해는 28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비우호적인 금융시장 여건 탓에 만기를 짧게 발행하면서 상환 시점이 집중됐다는 설명이다.
차환 양상은 금리에 따라 영향이 다를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있기 때문에 채권 금리가 내려가게 되면 수요에 따라 물량을 소화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카드사는 캐피탈사와 달리 신용등급 AA급 이상의 우량 그룹에 속하고,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이슈와 멀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카드채가 올해 만기 물량이 늘어나겠지만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감안하면 발행하는 데 어려움이 크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라면서 “올해 기준금리 인하는 한 번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고 두세 번 정도로 점쳐진다. 내년에도 인하 기대감이 있다”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시장에서는 금리가 여기서 추가적으로 더 상승하기는 쉽지 않다”라면서 “반등하더라도 그 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