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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재판지연 해소”…조희대표 개혁 본격화
인사 최소화 및 예산 확보, 법관·연구원 증원 약속
입력 : 2024-01-15 오후 1:59:03
 
 
[뉴스토마토 유연석 기자] 천대엽 신임 법원행정처장이 취임했습니다. 법원행정처장은 전국 법원의 인사와 예산 등 사법행정을 총괄하는 핵심 보직입니다. 천 처장의 취임을 시작으로 조희대표 사법개혁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사법부 최재 과제 ‘재판 지연의 해소’
 
천 처장은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당면한 사법 과제는 재판 지연 해소”라며 “신속·공정한 재판을 통한 국민의 기본권 보장은 사법부의 소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한 법원에서는 가급적 한 재판부에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인사 및 사무 분담 원칙이 정립돼야 한다”며 “고등법원 중심으로 기수 제한 등 다수 지방법원 법관의 진입장벽을 없애는 한편 불필요한 전보 등 인사를 최소화하는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했습니다.
 
대법원은 재판장 2년, 배석 판사 1년으로 정해진 재판부 교체 주기를 각각 3년과 2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천 처장은 또 “늦은 시간이나 휴일에도 근무하는 법관의 희생과 헌신이 당연시되는 제도와 인식 아래 선진사법의 미래는 올 수 없다”며 법관·재판연구원의 증원을 약속했습니다.
 
아울러 “사법부 예산이 국가 전체 예산의 0.5%에도 미치지 못하고 그 비율마저 감소하고 있는 현실은 단순히 사법부 역할 수행의 어려움을 넘어 우리의 국제적 위상에도 맞지 않는다”며 예산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행정처 확대 개편 전망…‘사법개혁 역행’ 우려도
 
천 처장은 앞으로 ‘조희대표 사법개혁’ 실현을 위한 실무를 지휘하게 됩니다. 특히 조희대 대법원장이 검토 중인 행정처 확대 개편이 천 처장 체제하에서 어떻게 구현될지 주목됩니다. 현재 10명인 법원행정처 소속 상근 법관 규모가 15~23명으로 증원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대국회 및 대언론 기능의 약화, 법원 해킹 이슈 등을 들어 현재 일반직 공무원이 보임된 공보관·사법등기국장·전산정보관리국장 등에 다시 판사를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러한 법원행정처의 확대 검토를 우려하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법원행정처의 상근 법관 인력이 줄어든 건 양승태 전임 대법원장 시절 발생한 ‘사법농단 사태’ 때문인데, 다시 회귀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사법농단 사태’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법관이 법원행정처에 근무하며 행정과 인사업무를 담당하고, 이 법관들이 다시 법원장과 대법관 등 요직을 차지하면서 조직이 관료화되는 악순환이 지목됐습니다. 이에 김명수 전 대법원장은 법원행정처 탈판사화를 추진했고, 행정처 상근법관 수는 3분의 1 규모로 줄었습니다.
 
이날 참여연대는 논평을 통해 “실무능력을 갖춘 관료 채용 대신 다시 ‘법관 관료’를 늘리겠다는 것은 실제로 거론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법원행정처를 다시금 대법원장 친위대처럼 만들겠다는 것으로 의심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법센터도 지난 10일 “사법농단 사건을 야기한 제왕적 대법원장 체제를 다시 복원하는 ‘사법개혁의 역행’이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며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천대엽 신임 법원행정처장이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무궁화홀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해 취임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연석 기자 ccbb@etomato.com
유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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