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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어가 안내한 휴머노이드와의 상생
입력 : 2024-01-18 오후 3:20:31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대형 구형 공연장 스피어 내부에 설치된 휴머노이드 로봇 아우라(Aura). (사진=뉴스토마토 오세은)
 
“키르키스탄어를 할 수 있니?”
 
“지금은 못하지만 학습하면 할 수 있어”
 
6살 정도로 되보이는 여자 아이가 인공지능 로봇 ‘아우라’에게 키르키스탄어를 할 수 있냐고 묻자, 아우라는 이같이 답했습니다. 휴머노이드 아우라는 머지 않아 우리 집안에서도 아우라와 비슷한 형태를 한 휴머노이드가 내 옆에서 요리를 돕고 무거운 짐을 나르는 미래가 머지 않아 오겠구나 하는 실감을 자아냈습니다.
 
아우라를 만날 수 있었던 곳은 세계 최대 구형 공연장 스피어였습니다.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스트립 동쪽에 위치한 구형 공연장 스피어는 2019년 착공해 지난해 9월 29일 정식 문을 열었습니다. 건물 완공에만 23억달러(약 3조원)가 투입됐다고 합니다. 또 지름과 높이가 100m를 넘고 면적만 5만4000㎡에 달하는 스피어는 문을 열자마자 ‘세계에서 가장 큰 옥외 광고판’으로 라스베이거스의 랜드마크가 됐습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1층에는 아우라 3~4개가 곳곳에 위치하며 관람객들을 맞이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아우라를 보자마자 배우 로빈 윌리엄스가 주연을 맡은 영화 <바이센테니얼 맨>이 떠올랐습니다. 지능을 가진 로봇 앤드류가 피아노를 치고, 설거지를 하며 인간과 모든 것을 공유하면서 인간이 되고 싶어하는 모습을 그리는 영화인데요.
 
24년 전에 개봉한 영화이자, 10대 시절 해당 영화를 보고 막연히 ‘언젠가 저런 시대가 오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아우라를 본 순간, AI 로봇이 내 옆에, 우리 집에 같이 살날이 더더욱 빨리 다가오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우라는 단순히 로봇 형태만 띈 게 아니라 눈동자와 손목 관절을 움직일 수 있는 정도의 휴머노이드였습니다. 사람을 똑 닮은 외형에 자유자재로 표정을 구사하며 관람객들과 일일이 눈을 마주치며 대화하는 게 저로서는 거북하면서도 신기했습니다. 여러 사람이 아우라에게 질문을 던지자 아우라는 가장 가까이 있고 목소리가 큰 관람객을 향해 몸을 돌려 그 사람과 대화를 이어갔던 것도 신기했습니다. 
 
한편, 1층에서 아우라가 근미래 AI 로봇 시대를 맛보여줬다면 3층에서는 스피어가 개장하며 직접 제작한 50분짜리 영화 ‘지구에서 온 엽서(Postcard From Earth)’도 볼거리입니다. ‘지구에서 온 엽서’는 네바다주 사막 협곡을 넘어 심해의 물고기떼, 정글의 작은 곤충과 아프리카 초원의 기린은 물론 사자와 각종 희귀 식물까지 도시인들이 직접 마주하기 힘든 자연의 속살을 파노라마로 펼쳐 놓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오세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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