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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지 1년이 넘었지만 극장가는 여전히 재무부담에 허덕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홈시네마' 문화가 정착하면서 극장을 찾는 관객 수 역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까지 장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 내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CJ CGV는 유상증자와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해나가고 있지만, 여전히 이자 비용 등으로 인해 재무부담은 심화되고 있다. 롯데컬처웍스는 희망퇴직을 단행하며 긴축 경영에 돌입했고, 메가박스 역시 계열회사로부터 수차례 자금 수혈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IB토마토>는 각 사의 재무 리스크 대응 여력을 점검해 보고 향후 회복 가능성을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메가박스중앙(영화관 메가박스 운영)이 지난 11월부터 약 3개월간 모회사인 콘텐트리중앙으로부터 운영자금을 목적으로 250억원가량의 자금을 대여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월 콘텐트리중앙으로부터 플레이타임중앙 지분 100%를 현물출자 받으면서 한 차례 재무상태가 개선됐지만, 잇따른 자금 대여와 보유 신종자본증권의 스텝업 조항 적용으로 인한 재무부담이 심화되고 있다. 다만 최근 흥행하고 있는 '서울의 봄'에 이어 '범죄도시4' 등 굵직한 7개의 작품이 올해 내 개봉 예정인 만큼 영화 흥행 여부에 따라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사진=메가박스)
신종자본증권 스텝업 조항 적용…이자부담 가중
19일 신용평가사 등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메가박스중앙의 총차입금은 674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직전연도 동기(6233억원) 대비 8.17% 증가한 수치다. 총차입금 규모는 코로나19 확산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020년 6528억원으로 2019년(4358억원) 대비 급격하게 확대된 이후 2021년 6281억원, 2022년 6897억원으로 재차 증가했다.
반면 수익성은 지속해서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020년 699억원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한 이후 2021년 684억원, 2022년 79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그러다 지난해 3분기 말에는 111억원으로 손실이 확대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적자가 누적되면서 2022년 말 기준 결손금은 297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재무상황도 급격하게 악화됐다. 2019년 413.9% 수준이던 부채비율은 2020년 1209.1%로 확대된 후 2021년 937.7%, 지난 2022년 말에는 1137.7%로 재차 증가했다. 차입금의존도는 2020년 81.1%에서 지난해 3분기 말 67.2%로 축소됐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그동안 메가박스중앙은 신종자본증권 발행과 종속회사 중앙멀티플렉스개발 지분 전량 매각 등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해 왔다. 앞선 2021년에는 8월(500억원)과 12월(300억원) 두 차례에 걸쳐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발행 후 3년이 지나게 되면서 스텝업 조항에 따라 이자가 1%포인트씩 증가, 5.4~5.5%로 이자부담이 확대된다.
이처럼 신종자본증권에 내재된 채권적 성격과 높은 금융비용 부담 등을 감안했을 때 실질 재무부담은 지표 대비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 2022년 말 신종자본증권은 779억원을 유지하며, 관련 이자만 36억원에 달했다.
플레이타임중앙 현물출자 이어 잇따른 자금대여
앞서 2021년 8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 발행, 종속회사 중앙멀티플렉스개발 지분 전량 매각 등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에도 영업 적자 지속으로 인해 재무부담은 커지고 있다. 이에 지난해 6월 최대주주인 콘텐트리중앙이 플레이타임중앙 지분 100%를 현물출자에 나서기도 했다. 그 결과, 부채비율은 2022년 말 1137.7%에서 2023년 9월 말 492.4%로 개선됐다.
채선영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계열 지원을 통해 자본이 일부 확충됐다"라며 "향후 자체적인 영업현금창출력 개선이 이루어지는 경우 점진적으로 실질 재무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분석했다.
콘텐트리중앙 입장에서도 메가박스중앙의 수익성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콘텐트리중앙은 현재 메가박스중앙의 지분 95.98%를 보유한 모회사다. 콘텐트리중앙의 2022년 말 매출액은 8521억원으로 이 중 메가박스중앙의 매출은 25.53%에 달한다. 영업손실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1.03%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에는 메가박스중앙이 영업손실 111억원을 기록하면서 콘텐트리중앙의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159억원을 기록했다.
9월 말 연결 기준 콘텐트리중앙의 부채비율은 333.6%, 차입금의존도 58.8%를 기록 중이다. 안정적이라고 평가되는 기준인 부채비율은 200% 이하, 차입금의존도는 20~30% 수준을 모두 넘어선 상태다.
이 가운데 최근 세 달 간 메가박스중앙이 콘텐트리중앙으로부터 250억원 가량 자금을 수혈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1월29일 연이자 6.78%에 100억원을 차입, 지난달 18일 연이자 6.84%에 150억원을 차입해왔다. 대여금 2건의 목적은 모두 운영자금으로 공시돼 있다.
메가박스중앙 측은 <IB토마토>에 "지난해 7월 유상증자의 경우 플레이타임중앙 지분 100%를 현물출자한 사항으로 실질적인 현금의 유입이 없었다"라며 "추후 차입계획은 확정된 바 없다"라고 말했다.
(사진=메가박스 홈페이지)
올해 7개 작품 개봉 예정…수익성 개선 기대감
영화 산업의 경우 주요 수익원인 티켓매출과 매점매출 등을 비롯해 영화투자 등에 따른 수익 모두 영화관 관객수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만큼, 향후 관객수 회복이 영화부문 수익개선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메가박스중앙의 계열회사인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에서 영화 '서울의 봄'을 배급하고 있다. 서울의 봄이 천만 관객을 불러모으면서 영화산업의 회복속도가 빨라지고 있지만, 지난해 12월 전체 영화 관람객은 1670만명으로 지난 2019년 동월(2246만명) 대비 74.35% 수준까지만 회복된 상황이다.
올해 내 '범죄도시4'를 비롯해 '리볼버', '데드맨' 등 영화 7작품이 개봉 예정인 만큼 향후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범죄도시는 2편과 3편 각각 1269만명, 1068만명을 기록하며 천만 관객을 돌파한 바 있다.
메가박스중앙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여러 상황을 고려한 자금계획을 수립하고 운영하면서 재무구조를 개선해 나갈 예정"이라며 "올해 내 범죄도시4 등 7작품이 개봉이 예정된 만큼 향후 수익성 측면에서도 긍정적 영향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