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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1월 26일 16: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연내 기업공개(IPO)가 유력한 SK에코플랜트가 재무건전성 개선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첫 번째 행보로 ‘차입금 관리’가 시작됐다.
태영건설(009410)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확대된 건설업계에 대한 시장의 부정적 시각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우려 불식시킨 ‘회사채 흥행’…차환 관리 본격화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가 지난 24일 진행한 제180회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모집액(1300억원)의 5배가 넘는 70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1년물 300억원 모집에 2110억원, 1.5년물 400억원 모집에 1810억원, 2년물 600억원 모집에 3080억원의 유효 수요를 모으는 등 각 트렌치에서 모집액을 초과하는 매수 주문을 받았다.
회사는 이번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2600억원까지 증액 발행을 검토 중이다. 발행 금리는 오는 31일 최종 확정될 예정이고, SK에코플랜트는 조달 자금은 전액 회사채 차환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건설채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 속에 수요예측이 흥행한 것은 자본시장에서 환경·에너지 기업으로 인식,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대치인 26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하더라도 다음달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를 모두 상환하기엔 부족한 실정이다.
SK에코플랜트의 지난해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월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규모는 총 3980억원이다. 3년물 3000억원, 2년물 500억원, 1년물 480억원 등이 다음달 만기를 앞두고 있다. 회사는 이번 회사채 발행으로 모집한 자금에 보유 현금을 얹어 상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SK에코플렌트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조1186억원, 단기금융상품은 897억원으로 약 1조2000억원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만기 도래 회사채는 이달 말 공모채 발행액을 확정한 이후 나머지 금액은 회사 보유 자금을 활용해 상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재무부담 축소 시그널…IPO 대비책 평가
회사의 이 같은 행보는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오는 2월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들의 연 이자율은 2.16~5.37%인데 비해 이번 발행 예정인 회사채의 이율은 이보다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지난해 7월 발행한 1710억원 규모 회사채의 연 이자율은 6.1%였다. SK에코플랜트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연결 기준 이자 비용은 2021억원으로 전년 동기(898억원) 대비 125.0%나 증가한 바 있다.
지난 2020년부터 친환경·에너지 기업으로의 변화를 시작하며 관련 기업들을 공격적으로 인수하기 위해 회사는 대규모 차입을 단행했다. SK에코플랜트의 연결 기준 순차입금은 2020년 12월 말 1조1271억원에서 2021년 말 2조602억원, 2022년 말 3조2577억원, 2023년 9월 말 4조5033억원으로 매년 1조원대의 증가세를 보여왔다. 이로 인해 회사의 차입금의존도는 2020년 말 32.4%에서 2021년 말 41.7%로 최고치를 찍은 이후 지난해 9월 말에는 38.2%를 기록했다. 통상 기업의 적정 차입금의존도는 30% 이하로 평가받는다.
다만 2020년부터 인수한 친환경·에너지 기업들의 실적 기여도가 매년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이다. 지난 2021년 말 13.9%였던 신사업 매출 비중은 지난해 9월 말 35.0%까지 증가했다.
SK에코플랜트는 현재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준비 중이다. 당초 지난해까지 상장예심 청구가 유력하다는 관측이었지만, 공은 2024년으로 넘어왔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12월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기존 대표이사인 박경일 사장 외 장동현 SK 대표이사 부회장을 각자 대표로 선임했다. 장동현 신임 대표이사는 IPO 추진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성공적인 IPO를 위한 대외적 환경은 녹록지 않다. 최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등이 자본시장에서 주목받으며 국내 건설사에 대한 투심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는 탓이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적절한 몸값'을 받기 위해선 건설사업 외 유망 신사업의 육성과 함께 안정적인 재무건전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회사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