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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차세대 항만의 신모델, 부산항 '스마트 항만'
강준석 부산항만공사(BPA) 사장
입력 : 2024-02-07 오전 6:00:00
글로벌 해운물류시장의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고, 세계 주요 항만은 앞다투어 ‘스마트 항만’ 구축을 통해 물류 경쟁력을 확보하려 한다. 스마트 폰의 대중화가 몰고 온 ‘스마트’ 열풍은 우리의 삶에 자연스레 녹아들어 스마트화는 제품에 그치지 않고 스마트 시티, 스마트 공장 등으로 산업의 경계를 넘어 확장돼 이뤄지고 있으며, 항만물류산업 역시 이러한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전통적인 항만 운영방식은 노동집약적 산업 특성상 많은 인력과 시간이 요구되며, 많은 단계의 작업을 사람이 직접 수행하다 보니 작업 중 오류가 발생하거나 안전사고의 위험이 높다. 이러한 항만 운영의 효율화를 저해하는 많은 요인에 대한 개선을 위해 자동화 기술과 디지털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스마트 항만’ 구축이 전 세계 물류 선진국에서 이뤄지고 있다.
 
‘스마트 항만’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항만 운영을 지능화한 것으로 물류 흐름의 효율성을 최적화, 어떠한 상황에서도 원활히 운영되는 항만을 말한다. 이렇게 세계적인 관심을 받는 ‘스마트 항만’을 부산항은 이미 10여년 전부터 준비해 왔고, 부산항 신항 서측 컨테이너 부두 2-5단계 터미널이 착공 후 12년만인 올해 개장을 앞두고 있다.
 
서측 컨테이너 부두 2-5단계 터미널은 무인 원격 컨테이너크레인과 자동이송장비(AGV, Automated Guided Vehicle)를 도입해 선박의 접안부터 항만 출입까지 모든 영역(선석-이송-장치장)에서 사람 없이 완전 자동화 항만으로 운영된다. 충분한 시운전을 거쳐 올해 완전 개장하게 되면 글로벌 스마트 항만으로 중추적인 역할은 물론 국내 항만의 스마트화를 선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동 터미널은 기존 부두와 달리 내연기관 장비가 없는 탄소중립 항만인 동시에 부산 경남 등 지역 제조기업들이 핵심 하역 장비를 제작·설치한 국산 기술 중심의 완전 자동화 항만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단순한 기계로 분류된 항만 장비는 고도의 스마트 시스템과 결합해 새로운 산업의 영역으로 자리매김했는데, 외국산 장비·기술에 의해서는 선도적으로 스마트 항만을 구축할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양한 분야의 협업과 연구개발을 통해 국내 기술로 스마트 장비를 완성해 첨단 항만을 개장한 것은 부산항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다. 
 
우리나라 미래 항만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부산항 ‘스마트 항만’은  노-사-정 협업을 통해 이뤄낸 성과라는 측면에서 현 정부 혁신성장 모델의 대표적인 사례가 된다. 완전 자동화로 인한 다양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협조해준 항운노조와 민간 운영사의 혁신 노력 덕분에 일자리 감소 없이 터미널을 개장할 수 있었고, 여기에 부산항만공사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더해져 값진 성과를 이루었다.
 
우리나라는 수출입 화물의 99.7%가 항만을 통해 처리되고, 부산항은 이 가운데 76%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부산항의 중단 없는 운영이 국가 물류 시스템과 경제에 얼마나 중요한지 한눈에 알 수 있는 숫자이며,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항만을 운영할 수 있는 스마트 항만 구축을 위해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꼭 필요하다는 충분한 근거가 된다. 
 
이에 해양수산부도 부산항 신항과 진해 신항을 한국형 스마트 메가포트로 개발한다는 목표 아래 10여년 전부터 선제적으로 자동하역·이송기술 개발 등 항만인프라 혁신에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스마트 항만은 항만 운영의 효율성과 생산성 향상으로 물류비용을 절감하고, 안전성을 높일 수 있으며 친환경에너지 사용으로 탄소중립을 실천할 수 있어 미래 항만산업의 큰 방향성으로 회자 된다.
 
필자는 부산항만공사의 사장으로 국내 최초 완전 자동화 항만인 서측 컨테이너 부두 2-5단계를 기점으로 앞으로 건설할 2-6단계 부두에 최첨단 스마트 항만을 조성, 한국형 스마트 항만을 선도해 부산항의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높이도록 노력하겠다.
 
강준석 부산항만공사(BPA) 사장
이규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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