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1만원짜리 제품을 팔면 물류비로 690원을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6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제조업 및 도·소매업체 약 1500개사를 대상으로 2023년도 4분기에 실시한 '최근 기업물류비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2년도 기업의 매출액 대비 물류비 비중은 6.9%로 조사됐습니다.
매출액 대비 물류비 비중(단위:%).(표=대한상의)
규모별로는 매출액 500억원 미만 중소기업의 물류비 비중이 7.8%로 가장 높았으며 이는 매출액 3000억원 이상 기업의 물류비(4.4%)의 두 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대한상의는 "기업규모가 작을수록 상대적으로 규모의 경제 효과가 나타나기 어려워 물류비 비중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업종별로는 음식료품(10.9%)과 소매업(10.6%)의 물류비가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음식료품은 상품유통 과정에서 포장비가 많이 들고 추가적으로 냉동냉장 시스템이 필요한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됐습니다. 소매업은 특성상 주문, 배송, 반품에 상대적으로 많은 인력과 업무량이 필요해 물류비가 높았습니다.
영역별 물류비를 살펴보면 소매업의 판매물류비 비중은 44.5%로 전체 평균(40.4%)과 비교해 4%p 높고 리버스(회수·폐기·반품) 물류비 비중 11.5%까지 반영시 56.0%로 전체 물류비의 절반 이상을 상품을 판매·관리하는 비용으로 지출했습니다.
전체 물류비 중 온도에 영향을 받는 정온제품을 취급하는 물류비 비중은 대한상의가 조사를 시작한 2016년 7.9%에서 22년 36.3%로 6년 새 4.6배 확대되는 등 콜드체인(식료품 등을 저온으로 운송하는 유통체계) 물류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성장 중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 통계청 온라인쇼핑 동향조사에 따르면 온라인쇼핑 품목 중 콜드체인이 동반되는 음·식료품, 농축수산물, 음식서비스 상품군의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31%씩 증가하면서 6년간 시장규모가 13조2000억원에서 67조1000억원으로 5.1배 성장했습니다.
이상윤 인하대 물류전문대학원 교수는 "신선식품 외에도 산업재 부문에서 배터리, 반도체, 의약품 등 특정 온도 범위 내에서 제품을 관리해야하는 정온물류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며 "상품을 저장, 수송, 유통하는 공급망 전과정에서 온·습도 이력을 모니터링하고 제어하는 콜드체인 기술과 시스템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습니다.
기업들이 꼽은 물류비 절감 방안으로는 '체계적인 물류비 산정 관리'가 37.6%로 가장 많았습니다. 물류비 절감을 위해 필요한 정책과제로는 '자금 융자 등 지원 확대'가 37.6%로 가장 수요가 높았습니다.
김민석 대한상의 유통물류정책팀장은 "지난 몇 년 간 코로나, 러-우 전쟁, 홍해를 비롯한 중동리스크 등으로 유가와 해상운임이 오르는 등 높은 물류비가 상수화되고 있다"며 "정부는 중소기업 간 물류협업을 촉진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유통물류시설의 자동화와 스마트화를 촉진하기 위한 투자를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