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유럽연합 내 기업결합을 심사하는 유럽집행위원회(EC)가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의 기업결합을 승인했습니다. 대한항공이 지난해 1월 13일 기업결합 신고서를 제출한 지 396일만입니다. 이로써 대한항공이 승인받아야 할 국가는 미국만 남겨두게 됐습니다.
대한항공은 13일 필수 신고국가인 EC로부터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된 기업결합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EC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시 유럽경제지역(EEA)과 한국 사이 여객 및 화물 운송 서비스 시장의 경쟁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한항공은 독과점 우려가 있는 유럽 4개 노선(바르셀로나, 프랑크푸르트, 파리, 로마)을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티웨이항공(091810)에 양도하고 이 회사가 실제 운항이 가능토록 대한항공이 대형기 A330-300 5대와 조종사 100명을 파견하는 등의 내용을 시정조치안에 담았습니다. 화물 독과점 해소를 위해서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매각한다는 내용을 시정조치안에 담았습니다. EC는 이러한 시정조치안을 바탕으로 조건부 승인을 내어준 것입니다.
시정조치안에 따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부문 분리매각을 위한 입찰 및 매수자 선정 등 매각 직전까지의 조치들을 선행해야 합니다. 선정된 매수인에 대한 EU 경쟁당국의 승인 절차를 거쳐 거래를 종결할 수 있고, 이후에 실제 분리매각을 추진합니다.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밀었던 유럽까지 승인을 내주면서 기업결합을 심사 중인 미국 법무부도 어렵지 않게 승인을 내어줄 것이란 시각이 대체적이지만, 일각에선 미국이 양사 합병에 따른 미주 노선 독과점을 우려 하고 있고, 또 미국 항공사 유나이티드항공이 같은 항공사 동맹체인 스타얼라이언스에서 아시아나항공이 탈퇴 시 동맹 약화를 우려해 양사 합병을 지속 반대해와 이것이 합병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시각도 일부 존재합니다.
대한항공은 국내항공사 중에서는 자사와 아시아나를 제외한 국적사 중 유일하게 미주 노선을 취항중인 에어프레미아에 항공기(기재) 4대를 빌려주어 미주 노선 확장을 도와 독과점을 해소하겠다는 전략입니다.
대한항공은 올해 상반기 중으로 미국의 승인을 받아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한 뒤 연내 화물사업을 매각한다는 계획입니다. 이후 2년여에 걸쳐 브랜드 통합 과정을 이행한 이후 한 회사로 합칠 방침입니다.
대한항공 측은 “이번 EU 경쟁당국의 승인을 기점으로 미국 경쟁당국과의 협의에 박차를 가해, 조속한 시일 내에 기업결합 심사 절차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1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활주로에 양사 항공기가 오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