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대전 유성구 카이스트(KAIST)에서 열린 2024년 학위수여식에서 석사 졸업생이 R&D 예산 복원 등을 요구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항의하다 제지 당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학위수여식에서 연설하는 도중 연구·개발(R&D) 예산 축소에 항의한 졸업생이 대통령경호처 요원들에게 강제 퇴장 당했습니다.
학사복을 입은 졸업생은 이날 윤 대통령의 축사 도중 "생색내지 말고 R&D 예산을 복원하십시오"라고 외쳤고, 대통령 경호원들은 졸업생의 입을 손으로 막았습니다. 하지만 졸업생이 곧바로 제압되지 않자, 경호원 여러 명이 다시 붙어 졸업생의 사지를 들고 행사장 밖으로 끌어냈습니다.
지난달 전북의 한 행사장에서 정부 기조를 비판한 강성희 진보당 의원을 강제로 밖으로 끌어낸 일이 발생한 데 이어 또다시 대통령경호처 요원들의 과잉 경호가 논란이 됐습니다.
이에 대통령실은 공지를 통해 "대통령경호처는 경호구역 내에서의 경호 안전 확보 및 행사장 질서 확립을 위해 소란 행위자를 분리 조치했다"며 "이는 법과 규정, 경호원칙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였음을 알려드린다"고 전했습니다.
녹색정의당은 사태가 벌어진 후 해당 졸업생이 신민기 녹색정의당 대전시당 대변인이라고 밝혔습니다. 신 대변인은 카이스트 전산학 박사과정을 마친 졸업생으로 이 자리에 참석했습니다.
전북의 한 행사장에서 퇴장 당한 강 의원 사건과 비교해도 과도한 경호라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당시 강 의원은 윤 대통령과 근접거리에서 소리를 질렀고, 악수한 손을 놓지 않는 등의 위험 징후가 있었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이날 현장 참석자들에 따르면 강제 퇴장 당한 졸업생은 대통령과 물리적으로 수십 미터 이상 떨어진 거리에 있었고, 고성 외에 위협이라고 볼 수 있는 행동은 없었습니다.
한편 카이스트 동문은 오는 17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윤석열정부의 R&D 예산 삭감과 졸업생 강제 연행을 규탄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 예정입니다. 민주당에선 영입 인재인 황정아 박사와 전 카이스트 총학생회장 출신인 김혜민 광명을 예비후보가 참석합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