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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고용 늘었지만…기울어진 운동장
입력 : 2024-02-20 오후 9:33:21
오늘 통계청이 '2023년 하반기 지역별 고용 조사 시·군·구 주요 고용 지표'를 발표했습니다. 주목되는 부분은 '여성 고용률'이 도시를 중심으로 크게 늘었단 점입니다.
 
저는 '역시나' 했습니다. 제가 과거 인턴 기자로서 일을 시작했던 ○○신문 편집국장은 여성이었습니다. 이후 2021년 다른매체 이직 후 금융부, 증권부를 거치는 동안 제 직속 선배는 모두 여성이었죠.
 
'여성 일자리 질이 좋아졌나?'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답은 아닙니다. 통계는 말해 줍니다.
 
시 지역 취업자를 성별로 구분했을 때 2023년 하반기 남성 취업자 수는 2022년 대비 1만3000명 늘었습니다. 반면 여성 취업자 수는 15만7000명 증가했죠. 무려 15배가량 차이가 납니다.
 
여기서 통계의 착각을 조심해야 합니다. 증감이 아니라 취업자 수 자체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피자 10조각 먹은 사람이 1조각 더 먹은 뒤 3조각 먹은 사람에게 3조각 더 먹는다고 '돼지냐' 하는 것과 같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2023년 하반기 남성 취업자 수는 807만4000명으로 고용률 72.1%를 기록했으나 여성 취업자 수는 593만2000명으로 52.9%에 그쳤습니다.
 
즉, 여전히 남성 고용률이 압도적인 상황이란 겁니다. 여성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크게 늘었을 뿐입니다. 어찌 보면 '정상화'라 표현할 수도 있겠네요.
 
사실 저도 돌아보면 '여성' 편집국장, 차장, 직속 선배를 만나며 '여초인가?' 착각했습니다. 회사 내 70% 정도가 남성이었으나 이를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부장 위 주요 보직 대부분은 40대 이상 남성이었습니다.
 
저도 성별이 남성이라 사회생활 잘하는 여성을 보면 일자리에 위협을 느낍니다. 하지만 그건 제가 극복할 문제입니다.
 
여성이란 이유로 결혼이나 출산 때문에 경력이 단절되면 안 됩니다. 남성이란 이유로 육아 휴직을 쓰지 못하는 것도 안 됩니다. 둘 다 불합리하고 공정하지 않습니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고용 지표에서 남성과 여성 비중은 언제쯤 비슷해질까요. 운동장이 평평해지는 날이 오길 기대합니다.
 
2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하반기 지역별고용조사 시·군·구 주요고용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시 지역 취업자는 1400만 6000명으로 1년 전보다 17만명 증가했다. (사진=뉴시스)
임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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