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축구계의 핫한 이슈는 감독 후보입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일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의 거취라고 생각합니다.
월드컵을 앞둔 상황에서 당장 감독 선임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거시적으로 봤을 때 대한민국 축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몽규 회장의 거취가 더 중요합니다.
현재 정몽규 회장은 본인의 거취 문제를 감독 선임 사안 뒤에 숨기고 있습니다. 앞서 정몽규 회장은 자신의 거취에 대해 말을 돌렸습니다.
지난 16일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 대표팀 감독 경질을 발표하면서도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습니다. 당시 질의응답 시간에서 정몽규 회장은 날 선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는 사퇴에 관한 질문을 2차례나 받았는데요.
첫 번째 질문을 받고 "종합적인 책임은 협회와 저에게 있다. 원인에 대한 평가는 더욱 자세히 진행해 대책을 세우도록 하겠다"고 말했는데, 한 차례 더 나온 직접적인 거취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논점을 흐렸습니다.
취재진이 축구협회 회장직 사퇴 가능성에 대해 묻자 "클린스만 감독은 61명에서 23명으로 좁혀진 다음 뮐러 위원장 선택으로 5명까지 좁혔다"며 "5명 후보를 인터뷰했고 1순위와 2순위 후보를 2차 면접해 최종적으로 클린스만 감독을 결정했다"고 논점을 빗겨 갔습니다.
그러면서 국민적 관심이 큰 협회장 연임 여부에 대해서는 "2018년도 총회 당시 회장 임기를 3연임으로 제한하도록 정관을 바꾼 적이 있다"며 "하지만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승인하지 않았다. 그걸로 답변을 갈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실상 연임에 대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사안 관련 임원 회의를 마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몽규 회장이 비판 여론에 몰려 뒤로 숨은 적은 이번만이 아닙니다. 지난해 3월 우루과이와의 축구 대표팀 평가전을 앞둔 상황에서 대한축구협회가 기습 징계 대상 사면 발표가 있었습니다.
당시 꼼수처럼 대표팀 경기를 앞두고 승부조작범 48명을 포함한 징계중인 축구인 100명을 사면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같은 발표에 거센 반발이 쏟아지자, 정몽규 회장은 사면을 철회하고 직접 사과하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전형적인 아니면 그만이라는 식이었습니다.
축구협회의 대대적인 개혁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2013년부터 벌써 11년째 3선을 하고 있는 정몽규 회장은 국제 축구계에서도 FIFA 평의원 선거에서 필리핀, 말레이시아 후보에게도 밀려 7명 중 6위로 낙선하는 등 축구외교력에 의문이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정몽규 회장이 진짜 적을 두고 있는 HDC 현대산업개발이 광주, 부산, 김포, 고척 등 전국 각곳에서 부실공사 문제로 사망사고까지 발생하면서 '기업도 관리 못하는데 대한 축구협회에 신경 쓸 여력이 있냐'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데요.
이제는 정말 정몽규 회장 본인의 거취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 볼 시점입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