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유니슨(018000)이 38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섰습니다. 적자가 이어지면서 재무구조가 악화한 탓입니다. 당장 자금조달을 하지 않으면 ‘자본잠식’까지 우려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유증이 완료되면 자본잠식 우려는 해소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최대주주가 유증 불참을 결정하면서 주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니슨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예정 발행가액은 주당 908원으로 총 4200만주를 발행해 381억원을 조달할 계획입니다. 자금조달에는 문제가 전망입니다. 대표주관사인 KB증권, 인수회사인 이베스트증권과 실권주 인수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입니다. 공모 후 발생하는 실권주는 두 증권사가 18%의 실권수수료를 받고 인수하게 됩니다.
조달한 자금은 원자재 구매 등 회사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입니다. 유니슨의 자금조달 주요 목적 중에는 부실한 재무구조 개선도 있습니다. 유니슨은 연결실적 기준으로 2022년 1분기부터 2023년 3분기까지 7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4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지난해 연결기준 잠정 매출은 1077억원, 영업손실은 196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적자가 이어지면서 유니슨의 유동성에도 경고등이 들어왔습니다. 작년 잠정 실적 기준 자본금과 자기자본이 각각 632억원, 589억원으로 6.6% 부분 자본잠식에 빠졌습니다.
자본잠식 해소를 위해선 유상증자를 통한 자기자본 확대가 중요한 상황이지만, 최대주주인 아네모이는 이번 유증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유증 불참 사유는 따로 밝히지 않았습니다. 대주주의 불참에 투자자들 반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 유니슨 투자자는 "대주주의 유증 불참은 주주들에게 손을 벌리면서도 자신들은 아무 손해도 보기 싫다는 마인드 아니냐"고 지적했습니다.
최대주주의 청약 불참으로 아네모이의 지배력 약화도 우려됩니다. 유증이 끝나면 아네모이의 지분율은 기존 12.28%에서 9.21% 줄어들 예정입니다.
최대주주인 아네모이는 앞서 지난 2020년 300억원 규모의 유니슨 14회차 전환사채(CB)를 인수했는데요. 아네모이가 투자목적회사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CB 주식전환을 통한 지분율 확대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CB를 주식으로 전환하는 것보다 장내에서 매입하는 것이 더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이날 유니슨의 주가는 1009원으로 전환가(1524원) 대비 33.79% 낮은 수준입니다. 해당 CB의 전환가는 이미 리픽싱(전환가액 조정) 한도까지 낮아진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향후 유니슨이 또 추가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8분기 연속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상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유니슨이 발행한 미상환 ‘메자닌’은 14회차 CB 300억원, 15회차 공모 BW 235억원으로 총 535억원에 달합니다.
유니슨의 14회차 CB는 13회차 BW를 갚기 위해 발행됐습니다. 유니슨은 최대주주인 아네모이에게 해당 CB의 이자비용으로만 매년 18억에서 20억원을 지불하고 있습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유니슨의 특수관계자 거래 중 최대주주에게 제공되는 이자비용이 상당한 상황에서 최대주주의 유증 불참은 유증 흥행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최대주주 유증 참여가 책임경영의 일환”이라고 밝혔습니다.
유니슨은 "장기적으로 추가적인 유상증자나 CB, BW의 주식 전환 등으로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재차 희석될 수 있다"며 "최대주주의 낮은 지분율을 고려할 때, 최대주주 변경 및 경영권 상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