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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그룹, 장녀 지분투자한 광고업 시동
DB컴즈, 그룹 광고물 제작…출범 3개월 만
입력 : 2024-03-04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김준기 DB그룹 창업회장의 장녀 김주원 부회장이 투자한 DB커뮤니케이션즈가 그룹 홍보 영상을 제작하며 광고 사업에 본격 시동을 걸었습니다. DB그룹은 DB커뮤니케이션즈를 광고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콘텐츠 사업자로 키운다는 방침입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DB그룹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자사 유튜브 채널에 광고 계열사인 DB커뮤니케이션즈가 만든 그룹 홍보 영상 3편을 올렸습니다. '사람, 그곳에 DB의 꿈이 있다'라는 제목이 달린 31~45초 분량의 짧은 영상물입니다.
 
해당 영상은 초중반까지 그룹 핵심 계열사로 꼽히는 DB손해보험과 DB금융투자, DB하이텍 등 3곳을 소개합니다. 나머지 보험·금융·제조서비스 부문 계열사는 영상 말미에 로고로 등장합니다.
 
DB커뮤니케이션즈는 지난해 9월1일자로 설립됐습니다. 이번 홍보 영상 3편외에도 그룹 인쇄 광고 1편도 제작했습니다. 출범 3개월 남짓 만에 총 4편의 홍보 영상·인쇄물을 만든 것을 고려하면 광고업을 꽤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모습입니다.
 
DB커뮤니케이션즈가 지난달 22일 자사 유튜브 채널에 올린 DB그룹 광고 영상 2편. 사진=DB커뮤니케이션즈 유튜브 채널 캡처
 
DB커뮤니케이션즈 설립 당시 총수 일가 중 유일하게 김주원 부회장이 19%의 지분을 확보하며 눈길을 끌었습니다. 김주원 부회장은 김준기 창업회장의 1남 1녀 중 장녀로, 김남호 회장의 누나입니다.
 
나머지 지분은 그룹 지주사격인 DB아이앤씨가 49%를, DB글로벌칩이 32%를 각각 보유하고 있습니다. DB글로벌칩은 기존에 DB하이텍에서 팹리스 사업부문으로 있다가 지난해 5월 독립 법인으로 분사했습니다.
 
이에 일각에선 김주원 부회장이 그룹 광고 사업을 주도할 것이라는 시각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현대차그룹과 두산그룹의 광고 계열사인 이노션과 오리콤에서 총수 일가의 여성 경영자(정성이·박혜원)가 실질적으로 경영을 책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DB커뮤니케이션즈는 이번 그룹 광고를 시작으로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전망입니다. 회사는 자사 홈페이지에서 "광고를 시작으로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아우르겠다"며 '통합 문화 콘텐츠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후발주자인 DB커뮤니케이션즈가 사업 규모를 빠르게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집니다. DB그룹이 광고 시장에서 큰손으로 통하는 다수의 금융 계열사를 보유한 데다 최근 국내 광고 업황도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 따르면 올해 국내 총 광고비는 전년(16조74억원)보다 2.7% 증가한 16조436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해 광고 시장은 글로벌 경기침체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 정세 불안 요소가 맞물리며 역성장했습니다.
 
DB커뮤니케이션즈 대표는 지난 2021년 상반기까지 DB아이앤씨 브랜드사업을 담당했던 정진용 부사장이 맡았습니다. 현재 DB커뮤니케이션즈의 임직원 수는 10여명 정도로, 출범 직후 광고기획 직무로 대학생 인턴사원을 채용하기도 했습니다.
 
김주원 DB그룹 부회장. 사진=DB그룹
 
다만 일각에서 DB그룹이 DB커뮤니케이션즈를 설립하면며 공정거래법상 사익편취 규제를 회피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는 총수 일가의 보유 지분 20% 이상, 그 회사가 50% 초과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입니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난해 10월 논평에서 "DB가 DB커뮤니케이션즈 지분을 50% 초과해 보유하거나, 김주원 부회장이 지분 20% 이상 보유하면 사익편취 규제 대상이 되지만 DB커뮤니케이션즈는 이를 효과적으로 회피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DB커뮤니케이션즈는 DB그룹에서 매출 비중이 크면서 광고 집행량이 많은 DB손해보험, DB생명보험 등과의 내부거래를 우선 고려한다"며 "일감몰아주기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향후에도 사익편취 규제 적용을 받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습니다.
 
DB그룹 관계자는 "DB커뮤니케이션즈는 단순히 광고대행사로만 기능하기보다 광고를 시작으로 향후 문화·콘텐츠 사업을 펼치기 위해 설립한 회사"라고 말했습니다.
 
신지하 기자 ab@etomato.com
신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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