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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4일 06: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이승효 전 대표의 갑작스러운 사임으로 공석이 됐던 카카오페이증권의 새로운 수장이 결정되며 위기상황을 타개할 구원투수가 될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새 수장은 카카오페이의 투자 전략을 담당해온 신호철 사업개발실장이다. 앞서 카카오페이증권은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과의 시너지로 시장의 다크호스가 될 것이란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설립 이후 연이은 적자와 더불어 새롭게 도입된 서비스에서 조차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장에서도 카카오페이증권의 경쟁력에 대한 의문이 나오고 있어 신임대표의 어깨가 무겁다.
잇단 적자 속 수장 교체
신호철 카카오페이증권 대표이사 내정자. (사진=카카오페이증권)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증권은 신호철 카카오페이 사업개발실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앞서 지난 1월25일 이승효 전 대표는 일신상의 이유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임했다.
신 내정자는 지난 2022년 4월 카카오페이 사업개발실장으로 합류해 중단기 투자와 전략적 인수합병(M&A)을 총괄해왔다. 카카오페이가 추진한 해외 결제 확대와 미국 증권사 시버트 인수를 추진하는 등 글로벌금융 비즈니스 진출과 신규 사업 개발을 이끌어 온 점이 높게 평가받는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신 내정자의 신사업 개발 및 기업 투자 역량, IT와 플랫폼 비즈니스에 대한 높은 이해도 등을 바탕으로 신규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증권업에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 경험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1호 테크핀 증권사로서의 위상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동력으로 재도약 원년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신 내정자는 3월27일 정기 주주총회를 걸쳐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계속되는 비용 부담과 적자 과제
새롭게 카카오페이증권의 지휘를 맡게 된 신 내정자의 가장 시급한 문제는 계속되는 적자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설립 초기 투입되는 매몰 비용과 서비스 확대에 따른 부가 비용 등의 문제로 적자 폭이 늘어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증권은 설립 이후 △2020년 68억원 △2021년 170억원 △2022년 480억원 등 순이익이 연속 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2023년에도 517억 순손실을 기록했다.
연이은 적자의 가장 큰 이유는 서비스 확대 속도보다 빠르게 늘어난 영업비용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의 2022년 기준 영업수익은 626억원에 영업비용 11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비용 중 가장 많은 부문을 차지하는 것은 판매관리비 명목으로 카카오페이증권은 지난해 876억원을 사용했다. 판매관리비가 매출보다 많은 상황이다. 판관비를 항목별로 살펴보면 급여, 퇴직금, 복리후생비 등의 인건비가 385억원을 기록했고 전산운영비가 184억원이다.
2022년 기준 카카오페이증권의 자본과 부채를 합산한 자산총액은 6920억원이다. 현재 증권업계에서 비슷한 규모의 증권사로는 2022년 기준 6169억원을 기록한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경우 2022년 1조3068억원의 영업비용 중 판매관리비로 1700억원을 사용했다. 이중 급여와 퇴직금과 같은 인건비가 1008억원으로 가장 많은 부문을 차지했고 그 외 세금과공과금 항목이 180억원을 차지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HTS(홈트레이딩시스템) 등 온라인 리테일이 사업의 상당부문을 차지하지만 전산운영비는 101억원에 그쳤다.
한계에 다다른 서비스, 경쟁력도 잃어
핀테크 업체의 경우 초기 사업 투입비용을 사업 영역 확대로 만회해왔다. 실제 카카오페이증권 경쟁사인 토스증권의 경우 해외주식 거래 브로커리지 수익 확대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카카오페이증권의 경우 새롭게 시작한 부동산 대출 자문 서비스를 비롯해 현재 제공되고 있는 서비스에서의 수익도 미진하다.
토스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토스증권의 순이익은 15억3143만원을 기록해 설립 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영업손실도 9억원으로 지난해 기록한 322억원 보다 적자 폭을 크게 줄였으며, 매출도 전년 대비 58.2% 오른 2020억원을 기록했다.
토스증권은 해외주식 거래 수익을 기반으로 흑자 전환을 이끌어냈다. 실제 해외주식 관련 수수료 수익은 지난 2022년 380억원에서 2023년 667억원으로 2배가량 증가했다. 이용자 수 도한 월간활성이용자수(MAU)에서 지난해 100만명이 늘어 현재 570만명 수준에 이른다.
이에 반해 카카오페이증권은 이렇다 할만한 사업확대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업확대를 통해 늘어난 비용을 만회해야 하지만 오히려 야심차게 시작한 부동산 대출 자문업무는 오히려 최근 이어진 부동산 시장 불황으로 매출이 감소했다.
카카오페이증권의 부동산 대출 자문 수입은 기타 수수료 부문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지난해 270억원을 거두며 전년 말보다 70억원 줄어들었다. 그 외 카카오 메신저와의 시너지가 기대되던 수탁 수수료 또한 감소해 지난해 국내외 주식시장 수탁 수수료 부문에서 전년 대비 51억원 증가한 79억원의 수익에 그쳤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현재 유수의 증권사들이 핀테크 업체와 경쟁하기 위해 MTS와 서비스 개발에 나서고 있다"라며 "카카오페이증권의 경우 처음 나왔을 때는 카카와의 협업으로 위협적이었지만 현재 각 증권사들도 경쟁력을 갖춘 지금 시점에선 카카오페이증권이 압도적인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없어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