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메일
페이스북 트윗터
금융지주 이사진, '보여주기식' 변화 그쳐
5대 금융, 여성 사외이사 참여 늘어
입력 : 2024-03-05 오전 9: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금융지주사들이 이달 말 주주총회를 앞두고 사외이사 선임 절차를 밟고 있는데요. 올해는 여성 사외이사 수를 늘리는 데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이 주문한 지배구조 선진화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되지만, 전문성 취약이라는 단점은 그대로 노출하고 있어 '보여주기식'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농협금융 등 5대 금융지주들은 이달 퇴임하는 사외이사 자리를 대부분 여성으로 채우고 있습니다.
 
우리금융은 퇴임하는 사외이사보다 많은 신임 사외이사를 새로 선임합니다. 임기 만료로 퇴임하는 송수영 사외이사 대신 이은주 서울대 교수와 박선영 동국대 교수 등 2명의 여성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하기로 했습니다.
 
하나금융은 최대 임기 6년을 채워 연임할 수 없는 김홍진·양동훈·허윤 사외이사 대신에 주영섭 전 관세청장과 이재술 전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대표이사, 이재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윤심 전 삼성SDS 부사장까지 총 4명을 신규 선임합니다.
 
신임 사외이사로 4명이 추천되면서 하나금융의 사외이사는 기존 8명에서 9명으로 늘어납니다. 여성 사외이사는 윤심 신임 사외이사가 추가되면서 기존 원숙연 사외이사와 함께 2명이 되는데요. 신한금융의 경우 사외이사 수는 현재와 같이 9명으로 유지하되 여성 수를 2명에서 3명으로 늘렸습니다. KB금융은 사외이사 7명 중 3명이, 농협금융은 7명 중 2명이 여성인데요. 이번 주총에서 여성 비중을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되면 5대 금융지주에서만 총 12명의 여성 사외이사가 활동하게 됩니다. 금융당국의 문제제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금융지주의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사회의 '성 다양성'이 미흡하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또 최근 정부가 주도하는 '밸류업 프로그램'에 발맞춰 지배구조를 재확립하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국내 주식시장의 저평가를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로는 지배구조의 불투명성도 꼽히기 때문입니다.
 
성비 불균형 해소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과 전문성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평가입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여성 사외이사 12명 중 학계 출신은 8명으로, 전체 중 72%를 차지합니다. 성별을 제외한 학계 출신 비중 46%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입니다.
 
금감원은 금융지주에 이달 말까지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따른 이행계획을 제출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배구조법 개정안 시행 이후 금융사로부터 후속조치 계획 받고 있는 중"이라며 "성 불균형 뿐만 아니라 전문성을 갖춘 인력 운영 제도를 들여다 볼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이사회의 경영진 견제 기능 미흡 등을 짚으면서 "국내 은행의 지배구조가 글로벌 기준에 비춰 미흡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사진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해 12월12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종용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