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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 이제 숨 좀 쉬겠네
보유 리츠들 주가 반등세…예상 분배수익률 6.85%
입력 : 2024-03-09 오전 2: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리츠(REITs)들의 반등세가 뚜렷해지면서 리츠들을 대거 편입하고 있는 TIGER 리츠인프라 상장지수펀드(ETF)도 연일 오름세를 그리고 있습니다. 지난달 초 리츠의 배당 재원을 늘릴 수 있는 법 개정이 이뤄진 데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도 연내 금리 인하 의사를 내비친 덕분에 오래 숨죽였던 리츠들도 봄날을 맞을 전망입니다.
 
8일 한국거래소에서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 ETF는 15원 오른 4540원으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지난달 19일부터 이어진 상승을 마치고 이틀간 숨 고르기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 ETF의 주가는 지난해 11월부터 본격 반등을 시작해 12월 중순과 1월 초순에 한 번씩 조정을 거치면서도 꾸준히 가격대를 올렸습니다. 올해 주가 상승률은 5% 남짓이지만 11월부터 계산하면 13%를 넘습니다. 하루에도 급등하는 종목들이 쏟아지는 요즘 같은 때 13% 상승률은 대단해 보일 것 없지만, 이 종목의 특성을 감안하면 상당히 좋은 성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는 국내 최초로 리츠와 인프라펀드에만 투자하는 ETF로 개발돼 2019년 7월에 첫 상장했습니다. 이듬해 코로나 팬데믹이 발발하며 3000원이 무너지는 등 급락했으나 천천히 회복해 2022년 4월엔 5700원대까지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긴축 정책에 돌입하면서 금리 인상이 빠르게 전개되자 부동산 시장에 투자하는 리츠들의 레버리지 비용 증가 부담으로 다시 2년 동안 부침을 겪으며 작년 10월까지 고개를 들지 못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모처럼 기세를 잡은 모습입니다. 지난해 10월 저점 찍은 후 11월부터 반등해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더디지만 확실한 반등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 ETF가 편입하고 있는 종목들은, 맥쿼리인프라를 제외하면 전부 리츠들입니다. 부동산펀드(맵스리얼티1)도 한 종목 포함돼 있으나 리츠와 크게 다를 것이 없습니다. 처음 상장할 때만 해도 맥쿼리인프라 비중이 매우 컸는데, 그 사이 중대형 신규 리츠들이 상장한 결과 편입종목 수가 늘어 투자 비중이 분산됐습니다.
 
이 ETF의 주요 편입종목들의 주가 동향을 살펴보면, 비중 1위(8일 현재 16.69%) 맥쿼리인프라는 지난해 12월27일 배당락 이후 꾸준히 상승 중입니다. 하루에 10원, 많게는 100원 이상 오르면서 고개를 들었습니다. 두 달이 넘도록 1만2440원에서 1만3000원에도 도달하지 못했으나 이것도 맥쿼리인프라 주가 이력엔 눈에 띄는 상승입니다. 
 

(표=뉴스토마토)
 
편입 상위 종목들 중에서는 ESR켄달스퀘어리츠가 가장 돋보입니다. 15%에 달하는 상승률을 기록하며 편입 비중 순위도 3위가 됐습니다. ESR켄달스퀘어리츠는 전국에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도심권에선 고양과 부천(저온), 수도권은 용인 3곳, 이천 6곳, 안성 4곳, 평택, 그리고 부산권에 김해 물류센터 2곳 등 전국 18개 물류센터에 투자 중입니다. 리츠 시장은 지지부진했지만 그 사이 투자자산의 숫자를 계속 늘렸습니다. 
 
이밖에도 상위종목 중 제이알글로벌리츠와 롯데리츠가 연초 이후 각각 2.21%, 4.60% 오르는 데 그쳤으나 신한알파리츠는 12% 넘게 올라 편입비중을 7.5%까지 높였습니다.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 편입종목 중에서는 유일하게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만 올해 2.3% 하락했는데요. 2월 중순까지 하락하다가 남들보다 늦게 반등을 시작한 터라, 아직 작년 말 주가도 회복하지 못했지만 속도가 더딜 뿐 흐름을 돌려놓은 것은 분명합니다.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는 SK네트웍스에서 187개 직영주유소를 인수하면서 출발한 주유소 전문 리츠입니다. 인수한 SK 직영주유소들은 전부 HD현대오일뱅크로 옷을 갈아입었습니다. 이중 일부를 매각해 지금은 163개가 됐습니다. 이외에 인천 청라, 경기 용인에 각각 물류센터가 있고, 서울 서초구 오피스도 1곳을 보유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주유소가 중심이다 보니 다른 리츠들과는 온도차가 조금 있습니다. 분기마다 지급하는 배당금이 일정하지 않다는 특징도 있습니다. 
 
고금리·평가손 부담 덜고 기지개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 ETF가 투자 중인 리츠들 중엔 특별히 부정적인 이슈가 있는 종목은 없기 때문에 결국엔 국내 부동산 시장과 금리 변화에 따라 이들의 주가도 제 갈 길을 잡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파월 연준 의장은 6일(현지시간) 미 연방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참석해 연내 금리 인하 방침을 확인했습니다. 이에 따라 인하 시기는 시장의 예측을 벗어날 수 있어도 금리 하락이란 큰 방향은 변하지 않을 전망입니다. 리츠는 자산을 편입할 때 대출 등 레버리지를 크게 일으키는 특징이 있어서 금리가 높을수록 부담이 커집니다. 
 
또한 리츠의 배당 한도와 관련된 규제가 완화된 것도 주가에는 긍정적입니다. 리츠는 주기적으로 보유 자산을 감정평가하는데 이때 평가손실이 발생하면 손실이 확정된 것도 아닌데 미실현 손실액을 빼고 배당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1일, 리츠 배당 가능 이익에 평가손실을 반영하지 않도록 부동산투자회사법이 개정되면서 리츠들의 배당 재원에 여유가 생길 전망입니다. 감정평가액은 현재 부동산 시장을 반영하겠지만 배당의 재원인 월세는 장기계약으로 고정돼 당장의 시장 변화에는 상관이 없어 리츠들의 배당을 늘리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처럼 고금리에 눌려 부진했던 리츠들이 서서히 살아날 전망이어서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 ETF의 주가도 당분간 반등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 ETF는 분기별로 분배금을 지급하다가 2022년 4분기부터는 매달 지급하고 있습니다. 다만 편입종목들의 배당금이 ETF 분배금의 재원이고, 리츠마다 배당주기와 지급 월이 달라 ETF의 분배금도 매달 일정하지 않다는 점은 감안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해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가 지급한 연간 분배금은 311원입니다. 현재 주가 4540원 대비 6.85%의 분배수익률이 예상됩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김창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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