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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코스닥 상장사인
파라다이스(034230)가 10년 만에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 재도전에 나선다. 코스피에 상장된 경쟁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일환으로 풀이된다. 다만 앞서 코스피로 이전상장했던 기업들의 주가가 하락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면서 향후 파라다이스의 기업가치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파라다이스 카지노. (사진=파라다이스)
시총 1조2121억원, 업계 2위인데 주가는 '고전'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파라다이스는 최근 상장 폐지 승인을 위한 의안을 상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번에 상정된 내용은 오는 22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이후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하면 유가증권시장 상장·공시위원회에서 경영 투명성·기업 계속성·경영 안정성 등 관련 심의를 거쳐 통과 여부가 결정된다.
파라다이스의 경우 코스피 상장 기준 요건인 자기자본 300억원 이상, 연 매출 2500억원·주식 수 500만주 이상 법인세 차감전계속사업이익 50억원·시가총액 2000억원 이상 등을 충족하고 있는 만큼 무난하게 이전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라다이스의 상장 주식수는 9175만9075주로 8일 기준 거래량은 79만5611주에 달한다.
지난해 잠정 매출액은 9942억원을 기록하며 직전연도(5876억원) 대비 69.1% 급증했다. 이는 업황 개선으로 인해 해외 여행객이 증가하면서 호텔 부문과 카지노 부문 매출이 고르게 성장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영업이익 역시 104억원에서 1458억원으로 14배 이상 급격히 증가했다.
이는
GKL(114090),
강원랜드(035250),
롯데관광개발(032350) 등 기존 유가증권 상장기업과 대비해도 높은 실적이다. 지난해 GKL의 잠정 매출액은 3967억원에 불과했지만 8일 종가는 1만2280원을 기록했다. 파라다이스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매출액이지만 파라다이스의 현재 주가인 1만3210원과 비교하면 930원 격차에 불과하다.
시가총액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파라다이스 지난해 매출액은 9942억원으로 강원랜드의 잠정 매출액 1조3889억원의 71% 수준이지만, 시총은 3분의 1 수준(파라다이스 1조2121억원, 강원랜드 3조7011억원)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파라다이스 내부에서는 코스피 이전 상장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는 모습이다.
파라다이스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오랜 업력과 수익성 기반의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이전상장을 추진해 GKL, 강원랜드, 롯데관광개발 등 기존 유가증권 상장기업과 동종그룹 형성 및 섹터를 구축하고 기업가치 재평가를 유도하고자 한다"라며 "이를 통해 장기적 동행이 가능한 기관·외국인 투자자의 관심도를 제고하고 투자자 저변을 확대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기업가치 제고·신용등급 개선 목표
앞서 파라다이스는 10년 전인 2013년에도 코스피 상장에 도전한 바 있지만, 이를 자진 철회한 바 있다. 코스닥 우량기업이 이전상장하는 것에 대한 시장 우려와 자금조달 등 이전상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가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기업들이 코스피로 이전상장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자금조달’이 꼽힌다. 기관과 외국인 비중이 많은 코스피 특성상 투자금 확보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전상장을 통해 유입될 것으로 추정되는 코스피200의 패시브 자금은 약 60조~70조원으로, 코스닥150의 추정 패시브 자금인 3조~4조원 대비 20배 높은 수준이다.
기업의 이미지 차원에서 가져오는 효과도 크다. 각 업종의 신성장 중소 벤처 또는 신흥기업을 중심으로 이뤄진 코스닥과 달리 코스피는 각 업종의 대표기업 또는 프리미엄 기업으로 높은 인지도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이전상장이 이뤄졌던 기업들의 주가가 부진하고 있다는 점은 향후 기업가치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해 4월19일 코스피로 이전 상장한
SK오션플랜트(100090)는 이전 상장 당일 종가가 2만1800원이었으나 이달 8일 1만3040원으로 40.18% 하락했다. 같은 해 6월20일에 이전 상장한
비에이치(090460) 역시 2만7900원이던 주가가 1만7090원으로 38.75% 하락했다.
NICE평가정보(030190)는 8월8일 이전상장하면서 1만2000원이던 주가가 하루 만에 1만560원으로 10% 이상 하락한 후 현재 1만600원을 유지 중이다.
파라다이스측은 향후 자사주 매입, 배당 성향 확대, 재무구조 개선 등 다양한 주주환원 정책 및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앞서 파라다이스의 신용등급은 2018년까지 AA-등급을 유지해 왔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실적 하락으로 A-등급을 기록 중이다. 신용등급은 AAA, AA, A순으로 높게 평가되며, A등급의 경우 원리금 지급확실성이 높지만 장래 급격한 환경변화에 따라 다소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기업에 부여된다.
NICE 신용평가 등은 파라다이스의 신용등급 상향 요인으로 사업 실적 개선 등을 통해 영업이익 창출이 지속되는 가운데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대비 순차입금이 10배 미만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것을 제시했다.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대비 순차입금의 경우 지난 2019년 5.6배에서 2020년 66.8배로 급격하게 증가한 이후 2021년 21.7배, 2022년 7.4배로 줄어든 이후 지난해 3분기에는 2.1배로 축소됐다.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 등 재무지표도 개선됐다. 2020년 131.1%를 기록했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3분기 말 92.4%로 완화됐다.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 역시 45.8%에서 34%로 축소됐다. 차입금의존도는 일반적으로 20~30%대를 나타낼 경우 안정적이라고 평가한다.
파라다이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향후 경영성과에 맞춰서 주주친화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라며 "코로나19 확산 이후 조정된 신용등급 상향 등을 위해서 지속적으로 재무건전성을 높여가겠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