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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이동 전환지원금 지급에도…시장은 '잠잠'
14일부터 번호이동 시 전환지원금도 지급 가능
입력 : 2024-03-14 오후 3:21:57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단통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통신사 번호이동으로 50만원 이내의 전환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됐지만, 시행 첫날 시장은 잠잠한 모습입니다. 유통현장의 전산시스템 준비 미비와 출혈경쟁을 앞두고 통신3사간 눈치보기가 진행된 까닭인데요. 통신3사 중 한 곳이 경쟁적으로 나서기 전까지 현재 분위기가 유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갤럭시S24를 0원에 구매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매장을 찾았던 소비자들은 발길을 돌리기도 했습니다. 
 
정부는 14일 방송통신위원회가 제정한 '이동통신사업자 변경 시 번호이동 전환지원금 지급 기준'을 관보에 게재했습니다. 이날부터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단통법) 시행령 개정안이 적용되지만, 통신3사 모두 전환지원금 지급 기준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통신사 관계자는 "세부적인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전환지원금을 반영한 전산시스템 준비가 완료돼야 하는 문제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유통 현장도 현재까지 내려온 정책은 없다는 전언입니다. 신도림 테크노파크에 위치한 한 판매점은 "당초 전산시스템 문제로 전환지원금을 수기로 차입 내역을 입력해야 하나에 대해 혼선이 오갔지만, 아직까지 전달받은 내용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전환지원금은 각사가 홈페이지에 공시하면, 통신요금 정보포털 스마트초이스에 취합돼 게시될 예정입니다. 
 
서울시내 한 휴대폰 대리점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환지원금은 기대수익, 이용자의 위약금, 심(SIM)카드 발급비용과 장기 가입혜택 상실비용 등을 모두 고려해 번호이동을 하는 이용자에게 지급됩니다. 하지만 최근의 국내 이동통신시장은 삼성전자(005930)와 애플 단말로 국한되면서 제조사의 판매장려금이 실종됐고, 번호이동 시장도 연간 월평균 번호이동이 50만건을 밑돌며 위축됐습니다. 휴대폰 회선 수 자체도 지난해 말 기준 5616만건을 기록하는 등 이미 인구수보다 많은 포화시장이기도 합니다. 통신사로서 기대수익이 현저히 낮다는 것을 뜻하죠. 통신업계는 "누군가 선뜻 나서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당분간은 서로 눈치 보는 상황일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단말기 구매 부담이 낮춰질 것이란 기대감에 매장을 찾기도 했지만,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가격에 소비자들이 발길을 돌리기도 했습니다. 판매점 관계자는 "갤럭시S24가 0원이 된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평소보다 방문객이 있었지만, 이전과 큰 차이가 없어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1월30일 출시된 갤럭시S24의 출고가는 제일 저렴한 모델이 115만5000원입니다. 지난 2월6일 기준 공시지원금 최대는 SK텔레콤(017670)이 48만9000원, KT(030200) 48만원, LG유플러스(032640) 50만원입니다. 산술적으로 계산해 공시지원금의 최대 15%인 추가지원금까지 받을 경우 단말기 구매 부담은 확 낮아집니다. 다만 SK텔레콤은 월 12만5000원 요금을, KT와 LG유플러스는 월 13만원 요금을 이용해야만 합니다. 이 관계자는 "최대 공시지원금을 받기 위해 가장 높은 요금을 이용해야 한다고 하니 돌아가는 분들도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정부의 압박 속에 통신3사 중심의 마케팅 경쟁이 예고됐지만, 아직 단통법 시행령 개정 이전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는 상황입니다. 정부의 추가적인 압박이 있기 전까지는 현재의 분위기가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데요. 오는 22일 김홍일 방통위원장은 통신3사 최고경영자(CEO)와 회동에 나설 예정입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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