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포스코그룹의 제9대 회장인 최정우 회장이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습니다. 최 회장이 포스코그룹에서 정해진 연임 임기를 처음으로 채우면서 포스코는 정권 교체 후 회장들이 불명예 퇴진을 한다는 이른바 '포스코 회장 잔혹사'를 끊어냈습니다.
최 회장은 18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이임식을 열고 "포스코그룹 회장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끝으로 제 포스코 인생은 보람과 감사의 마침표를 찍는다"며 "포스코그룹에 몸담았던 지난 41년간 회사가 눈부신 성공의 역사를 써 내려가는 과정에 동행할 수 있었던 것은 크나큰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최 회장은 지난 2018년 4년 중도 퇴임한 권오준 전 회장 다음 포스코의 9대 회장으로 같은해 7월 올랐습니다. 이후 최 회장은 지난 2021년 3월 연임에 성공하면서 올해 3월 예정된 임기를 최종 완주했습니다. 최 회장의 연임 완주가 주목받는 이유는 전임 포스코 회장 모두 새 정권이 들어서면서 정치적 외풍과 정권의 압박에 시달려 연임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퇴임했기 때문입니다.
최 회장의 임기 완주도 순탄치는 않았습니다. 최 회장 역시 지난 2022년 5월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 주도의 국내·외 경제계 행사에서 10대 그룹 수장 중 홀로 불참하는 등 '패싱 논란'을 받아왔습니다. 포스코는 이같은 '정권 불화설'을 끊임없이 부인해 왔지만 대통령 해외순방 경제사절단에 제계 5위 회장이 한번도 포함되지 못하면서 퇴진 압박의 의혹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았습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사진=포스코홀딩스)
최 회장은 이같은 우여곡절 끝에도 결국 임기를 채웠습니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기존 사업의 연속성을 갖고 신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는 분석입니다. 최 회장은 재임 중 이차전지 소재 분야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면서 그룹을 전통 철강사에서 미래 종합소재 기업으로 바꿨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포스코홀딩스는 오는 21일 주주총회에서 포스코그룹의 10대 회장으로 오를 장인화 회장으로 수장이 교체되더라도 이차전지 소재 등 미래 신성장 사업 투자에 변화가 없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앞서 포스코홀딩스는 이달 주주 서한을 보내 "리더십 변화에도 흔들림 없이 그룹의 미래 성장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며 "이차전지 소재 사업은 경쟁사들에 한발 앞서 미래 경쟁력을 선점할 수 있도록 투자를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최 회장은 이날 이임식에 직전 기자들과 만나 "장인화 신임 회장이 '소재보국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는데, 맞는 말이고 잘해 나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또 그는 '포스코그룹이 향후 미래소재보다는 철강 분야에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는 질문엔 "철강도 영원히 중요하다"며 "철강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친환경 미래소재 대표기업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최 회장은 향후 3년 동안 포스코그룹의 고문 역할을 맡을 계획입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